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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제 2장, 휴식기를 보내며...

모든 경험은 다 쓸모가 있다. 

긴 명절 연휴에 다소 무리하여 열흘간의 미국출장을 다녀오며, 최근 느꼈던 불안과 우려의 감정이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기대와 설렘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지켜나가기 위해서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보고, 제가 지금 어떤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를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제 1장 청년장사꾼

제 2장 프레시지

휴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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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청년장사꾼 (2012~2019)

2012년 1월 1일 포항 호미곶에서 영하 20도 추위에 반팔을 입고 손난로를 팔며 청년장사꾼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1월에 인도에서 만나 16년째 영혼의 파트너인 연석형과 장사, 지역문화, 교육 - 3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만 10년을 함께 하였습니다. 


 1. 장사

 - 열정감자, 열정꼬치, 열정골뱅이 등의 시리즈로 이태원 우사단로 / 서촌 / 공덕 등 시장골목을 누볐고

https://brunch.co.kr/@jegar17/28

 2. 지역문화

 - 용산 남영동 인근에 [열정도]라는 골목 상권을 만들며 ‘장사 + 지역문화’(플리마켓, 로컬마케팅, 도시재생)의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https://brunch.co.kr/@jegar17/47

 3. 교육

 - 매 2주간 100기가 넘는 기수로 처음 ‘장사’를 시작하려는 친구들에게 '청년장사꾼'이 수업료를 많이 내며 배운 교훈(명도소송, 상표권분쟁 등)과 노하우(상권분석, 벤치마킹, 손익관리 등)를 나누었습니다. 

https://brunch.co.kr/@jegar17/43

https://brunch.co.kr/@jegar17/31

사업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정말 무모했습니다. 

-      월세 40만원 이태원 보광동 원룸에서 5명이서 합숙도 했고, 멤버들이 많았을 땐 합숙소 3개에 10여명이 몸을 구기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      프랜차이즈는 우리와 맞지 않다며 직영점으로만 운영을 했고, 부족한 지식으로 매장 별 지분을 쉐어하고 나름의 배당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      근로기준법 이슈로 고용노동부를 오가며 놓치고 있었던 기본 사항들에 대해 0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즐거웠던 순간도,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이 경험들 모두가 저의 기초 체력이자 토양이 되어있음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제 2장 프레시지 (2019~2023)

2018년 청년장사꾼의 다음 스테이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2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하나는 도시재생을 통한 부동산 디벨로퍼 (지금의 로컬 크리에이터?), 두번째는 공유주방(당시 클라우드키친, 고스트키친)모델이였습니다. 

한창 고민하던 때 친구 문주와(그리드잇-오늘뭐먹지), 정호형(벤디스-식권대장)이 프레시지 정중교 대표님을 소개해주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에 스파크가 튀어서 바로 그 주에 제주도에 함께 양파를 사러 가게 되었고 그 날로... 정중교 대표와 한 배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내 마음대로 독불장군처럼 회사를 운영하다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으며 최종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어려웠습니다.

두번째로 청년장사꾼에서는 감각적이고 정성적인 근거와 의사결정들로 회사를 운영해왔었는데 '숫자', '엑셀'로 사업계획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니.. 너무나도 큰 간격에 압박감이 심했습니다.  

그럼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수 밖에 없었고 3년 6개월여의 시간 동안 몇 가지의 역할을 맡으며 혼자 사업을 했으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1. 신사업 - 밀솔루션 (2019~20)

처음 제가 맡은 역할은 신사업 총괄이였고, 청년장사꾼에서 준비했던 모델을 프레시지라는 든든한 뒷배를 믿고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일이였습니다. 
 - https://brunch.co.kr/@jegar17/51


결론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으로 프로젝트를 마치게 되었지만, 

- 기업들이 왜 투자를 받는지? 

- 투자를 통해서 만들어내야 하는 그래프는 어떤 것인지? 

- 숫자로 대화하는 것

- 팀을 빠르게 빌딩 하는 것의 무서움 

- 빠른 의사결정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 등,

이 기간이 가장 힘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이 성장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2. 기획조정실 / 커뮤니케이션실 (2021~22)

19년 프레시지에 합류하던 시점 매출 300억에서, 22년 마무리했던 시점 연결기준 연매출 5,400억까지. 

코로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섹터였고,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였고, 그 결과 정말 빠르게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매출 성장에서 이미 눈치채셨을 수도 있을 엄청난 성장통과, 투자금 수혈 -> 외적 성장으로 인한 피로도와 부작용 등이 조직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 관리조직과 생산조직(공장),

- 생산조직, 기획조직과 영업조직,

- 처음부터 프레시지를 빌딩한 구성원들과 계속해서 새롭게 합류하는 구성원들, 

- 합병 이전의 프레시지 조직과 인수 합병을 통해 합류한 새로운 조직..등. 


신규사업 때 보다 몸은 덜 힘들었을 수 있지만 정신은 온전치 못했던 기간이였습니다. 

외부일정이 많은 대표님의 방향과 의사결정을 빠르게 파악해야했고, 이를 각 조직에 잘 전파해야 했습니다. 

각 조직에서 일어나는 문제들 중 우선순위를 따져 '해결해야 할 문제'와 '설득과 이해를 구해야 하는 문제'로 나누었습니다. 하루에 커피를 물보다 많이 들이키며 다양한 조직의 임직원 분들과 소통했습니다. 


대규모 투자유치 후 여러 회사를 인수 합병하였을 때에는 [통합사옥이전]을 진행했습니다. 

크게 크게 하는 것은 오히려 쉬웠지만, 

- 회의실/임원실은 몇 개를 만들것인가? 각 사이즈와 배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 한정적인 주차 공간은 어떤 기준으로 운영할 것인가?

- 총 3개의 층 중 어떤 조직이 몇 층을 사용하고, 조직간 배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여러 회사의 대표님들, 조직장들과 소통하며 이 모든 것의 최종 결정을 받는 것이란 정말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다시 생각만해도 식은 땀이 나는 답이 없는 고민들을 반복하며 운좋게도 저의 '장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나는 상대방의 욕구를 비교적 잘 파악하는구나. 

 - 나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비교적 잘 번역하여 전달하는구나. 

가까이서 저를 지켜봐온 사랑하는 누나는 저에게 '인터프리터' 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감정적이고 / 투박한 커뮤니케이션이 튀어나오기 일쑤이지만 이 과정들을 1년 넘게 겪으며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12.1.1 ~ 2022. 12.31 만 10년 

때로는 무모했으며, 누구보다 열정적이였던. 

서툴렀고 부족했으나, 누구보다 배움에 목말랐던 시기를 정리하며 다음 장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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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 (2장과 3장 사이 어딘가, 2023.1~6) 

10년을 정리하며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온전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였습니다. 

필리핀 세부에서 10주간, 영어공부를 핑계로 온 가족이 원 없이 수영하고, 바다로 향하고, 스킨스쿠버, 스노우쿨링을 즐겼습니다. 보홀에서는 고래상어를, 모알보알에서는 거북이와 정어리떼도 만나고 왔습니다.

24시간 꼭 붙어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족들과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더욱 분명해진 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6월까지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LA 에서 미술관도 가고, 디즈니랜드도 가고, 샌디에이고에 가서 하성이형 야구도 관람하고, 유타의 컵밥 가족들도 만나고 왔습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구나...] 


약 6개월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다음 제 3장. Krush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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