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체성을 커리어에 담다

못하는 것만 발견하다 방향을 잃은 당신에게 (feat. UX 리서처)

by Juwon

미국 생활 3년차, 짧게 서울을 방문했을 때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에 깜짝 놀랐다. 이방인들은 한국에서 평생 자랐고, 아직도 영어가 서툰 토종 한국인인 나를 많은 교포대하듯 대했다. 2년 넘게 미국에 적응하고 그 안에 섞이고자 부단하게 노력하는 사이, 미국인들의 매너리즘과 스타일을 체득했고, 그것이 이제 나를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과는 어딘지 달라보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비꼬며 말하는 소위 "미국물 좀 먹은" 결과였다. 그것은 나의 최초의 Reverse Culture Shock이었다. 나는 그 기간동안 크리스틴을 수시로 떠올렸다


크리스틴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평생에 가깝게 꿈과 인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친구이다. 우리가 그토록 가까워 진 것은 단지 사촌지간이라서, 혹은 동갑이라서만은 아닌 것 같다. 사실 크리스틴과 나는 꽤나 달랐다.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나 인생의 절반을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나머지 절반을 한국에서 미국인으로 살아온 교포로서 자신의 국적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었던 반면, 나는 스무살이 되도록 해외에 한번 나가본 적 없는 서울 토박이로, 학교에서 좀처럼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답에 대한 갈증을 가진 전형적인 한국학생이었다. 그러한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죽마고우로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둘다 어릴적부터 사람과 인생, 창의성에 관한 깊은 호기심이 있었고 그러한 질문이나 생각들을 추상적인 언어로 표현하여도 서로에게 하품 한번 하지 않고 즐겁게 깔깔거리며 대화할 수 있는 "케미스트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P1040856.JPG Christine & Juwon


우리가 시시콜콜하게 나눈 그런 대화들이 결국 평생 동안 풀며 살아야 할 철학적인 질문들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스무살 무렵, 나는 한국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답을 찾아야 겠다는 결심으로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크리스틴은 국적을 떠나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뉴욕으로 건너가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 당시 우리는 그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었고,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고 배움을 즐기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대학의 문을 나선 후에도 여전히 그 배움을 어릴적부터 가졌던 삶의 질문들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여전히 어릴때와 같은 그 종류의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들이 더이상 즐거운 몽상적인 대화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타이틀과 밥그릇을 좌지우지 하는 질문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오로지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서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각자 묵묵히 세상에 부딪혀 보는 것으로 서로와의 대화를 대신했다.


크리스틴과 깊은 대화를 재개한 것은 지난 3월 런던에 방문하면서부터였다.


P1040719.JPG London Borough Market (photographed by Juwon)


내가 런던을 방문한 이유는 순전 크리스틴 때문이었다. 약 8개월전 한국에서 잘 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크리스틴이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이라는 것을 공부하러 런던으로 홀연히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원아, 나 대학원 공부하러 런던 가. 너도 사람들과 직접 관련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싶다 그랬지? 사용자경험 이라는 분야가 우리한테 딱 맞을 것 같아. 너도 한번 알아봐!"


그 당시만 해도 나는 그저 그녀의 새 출발을 응원할뿐 그녀의 제안을 깊이 새겨 듣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전 광고 대학원 교수님으로부터 나의 적성은 광고보다는 사용자경험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들었고, 그제서야 전구에 불이 켜지듯 크리스틴과 그녀의 조언을 떠올렸다. 그녀에게 희망을 준 사용자경험이라는 분야가, 그 열정을 선사한 런던에서의 생활이 무척 궁금해졌다.




"런던은 의외로 인터네셔널하고 다양함이 존중받는 곳이더라구. 외국인들이 도시에 정말 많이 살고 그래서 세계의 온갖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어 . 프랑스어를 공부하러 파리에서 1년 살았을 때는 계속 내가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이곳에서는 내가 나인대로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나를 공항까지 픽업나온 크리스틴은 나의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좁은 도로와 수많은 인파, 런던의 차가운 바람을 야무지게 해쳐나가며 자신의 안부를 밝혔다. 평생을 따라다닌 정체성에 대한 혼란에 진로 고민까지 더해져 20대 내내 심한 마음고생을 겪어온 그녀였다. 뉴욕으로, 파리로, 싱가폴로 작은 트렁크를 끌고다니며 그 답을 찾고자 애써왔다. 크리스틴은 마침내 런던에서 마음의 고향을 찾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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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부러 그녀의 기숙사 가까이에 숙소를 잡았다. 창가에서 St.Pancreas Renaissance 호텔의 유명한 시계탑이 보이는 작은 호텔이었다. 우리는 나의 짐을 런던 특유의 아주 작은 호텔방에 겨우 밀어넣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의 아시아퓨전 레스토랑을 찾았다. 6년전 크리스틴이 뉴욕대에 다니던 시절 학교 근처에서 같이 팟타이를 먹었던 생각이 문득 났다.


"뉴욕에서도 참 좋았었지. 뉴요커로서의 삶을 즐겼었고, 학부 전공이었던 심리학과 프랑스어 역시 재미있었어. 그런데 졸업 후에 무엇을 할까, 어떤 사람이 될까를 생각해볼 때 뉴욕은 딱 거기까지만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미국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반평생은 한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늘 한국인이라는 생각으로 지냈거든. 그래서 졸업 후에 서울로 돌아왔어. 심리학을 전공했으니까 전공자들이 주로 택하는 PR, 광고, 마케팅 등 온갖 업무 경험을 해보았지. 그런데 그 어디에서도 "나의 일"이라는 확신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도 찾기가 힘들었어. 그 업무들이 내 학문적인 배경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았고, 내 한국어 수준이 언어유희를 활용한다거나 매력적인 카피를 쓸만큼은 아니라는 걱정이 나를 압도해서 자신있게 일을 할 수가 없었던거야."


인생이 참 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한국으로 돌아와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을 무렵, 나는 반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케팅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 나 역시 외국인으로서 나의 영어가 이 일을 하기에 충분한가 하는 걱정에 엄청난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맥락이지만 충분히 그녀의 고민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일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였어. 거기서 우연히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 내가 읽은 관련기사에서는 이 분야를 '비즈니스 및 디자인 문제들을 사용자 관점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더라고. 이 분야야 말로 내 심리학 전공을 바탕으로 사람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이겠구나 싶더라구. 머리에서 전구가 반짝 켜지는 기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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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은 설레는 마음으로 User Experience이라는 단어를 구글창에 올려 검색했고, 이분야와 연계해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Human Computer Interaction (HCI)이었다. 그녀가 런던의 University College London (UCL)의 HCI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과 달리 그녀의 학사전공인 심리학을 기반에 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런던이라는 새로운 도시에서의 도전도 그녀를 설레게 했다. 그 길로 석사 프로그램 지원서를 냈고, 그해 여름 런던으로 떠났다.


UCL의 HCI 프로그램은 1년동안 3학기가 진행되는 짧고 굵은 프로그램으로, 내가 크리스틴을 방문한 3월 중순은 대부분의 학교가 봄방학을 맞는 반면, 이 프로그램은 두번째 학기의 마무리를 바쁘게 진행중이었다. 크리스틴은 지방정부의 데이터 공유를 위한 인트라넷 디자인을 위한 그룹프로젝트의 발표준비 때문에 나와는 저녁에만 잠깐 시간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바빴다. 그래서 런던에서의 일주일동안 나는 홀로 관광을 하였고, 허기질때쯤 그녀와 만나 저녁을 먹으며 하루종일 있었던 일들에 대해 밤늦게까지 수다를 풀었다. 하루종일 이어진 토론과 리서치로 피곤할법도 했지만, 그녀는 나를 만나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날 있었던 프로젝트 성과에 대해서 들려주었고, 나 역시 그것이 내 과제라도 되는 마냥 흥미롭게 듣고 질문을 했다.


UCL에서 팀원들과 프로젝트 설계중인 크리스틴


만나자마자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며 캐치업을 할 때마다 나는 크리스틴이 이전과는 어딘지 조금 다르다고 느꼈었다. 새로운 도시에서 만나서인지, 나의 시차적응 때문인지, 오랜만에 만남으로 인한 어색함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새로운 전공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을 들으면서,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감이었다.


"User Experience의 핵심은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기반한다는거야.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거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재정의 하고, 거기서 나온 가정과 아이디어를 가지고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지. 그런 후 런칭을 하기 전에 Usability Test를 통해 그것을 실제로 사용할만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이 어떻게 사용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듣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발전시키거나 아예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이런 과정을 몇번이고 걸치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는거야. 그리고 실제로 이 방식은 내가 더 폭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


방향을 잃은 열정만큼 젊은 우리를 좌절시키는게 또 없다. 20대는 끊임없이 여기저기에 문을 두드리고 '열정!'하나만을 외치며 새로운 모험을 시도를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보다는 못하는 것 혹은 하기 싫은 것만 깨닫고 힘들게 열었던 문을 내 손으로 닫고 나가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크리스틴은 런던이라는 새로운 도시에서 그녀만의 방향을 찾은듯 했고, 그것이 그녀를 더 스스로에게 자신있게,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조금 더 당당하게 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 같았다.



"Human Computer Interaction (HCI)이라는 말만 얼핏 들으면 꽤 지루하고 범생이들이나 배울 것 같은 전공처럼 들리지? 처음에 한국에서 HCI에 대한 설명글을 처음 읽었을때 "아 이거 참 재밌겠다, 배워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반, 그리고 "이걸 전공한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따분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내가 이걸 공부해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절반이었어. 결국은 내 호기심을 따르기로 결정을 했지. 돌이켜보면 많은 순간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며 중대한 결정들을 내렸던 것 같은데, 이번만큼은 나를 믿고, 나에게 조금 더 솔직해져보기로 했던거야. 그리고 그것이 나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


실리콘밸리에서 3년 가까이 살면서 User Experience는 나에게 그저 친숙한 개념일 뿐아니라 이곳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핫키워드(buzzword)였다. 내가 원래 몸담고 있던 브랜딩 및 마케팅에서도 경험 속에서 풀어내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대주제로 떠올랐고, 모든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이 테크놀로지를 통해 환원되는 테크업계세에서 User Experience는 디자인, 테크놀로지, 전략, 심리학등의 다방면의 관점들을 한데 묶어 아이디어를 점검하고 설계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채택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크리스틴이 직업의 전망을 고려해서 UX라는 새로운 세계에 입문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 짐작과는 달리, 그녀의 선택은 순수히 학문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물론 내가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업계에서 수요가 많아지고 있으니 기쁘지. 그런데 내가 그냥 대세를 따라 이것을 선택했더라면 지금 내가 느끼는 것 만큼 뿌듯하지는 않았을거야. 내 직감대로 따르기를 잘했구나 싶어."


나는 그녀가 새로 얻은 자신감이 평생의 고민이었던 자아정체성에 대한 혼란에까지 도움을 주었을지 궁금해졌다. 크리스틴은 조금은 망설이는듯한 말투로 대답을 했다.


"아직도...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지. 그런데 이제 한가지 깨달은 것은 미국과 한국을 오고가면서 형성한 나의 복잡한 아이덴티티가 결국은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를 얻는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야. 내가 영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없이 런던에서 공부할 결심을 했던거고, 그리고 내가 미국인이지만 한국문화도 이해하고 한국어도 잘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일을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지금은 그러한 것에 더 감사하려고 해.


ch-ux03.jpeg Christine과 그녀의 팀멤버들, 그리고 UX계의 권위자 Jakob Nielsen @CHI Conference 2016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한 유럽인 친구가 말했었다. "우리가 말하는 정체성, 그리고 자아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한 사람이 살고있는 환경과 맥락속에서 우리가 취하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러므로, 내가 아무리 논리적이고 진지하게 내린 결정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사실 사회적인 맥락에 영향을 받아 내린 결정일 확률이 크다." 이 이야기는 내 머릿속을 오래 맴돌았다. 서울의 사는 나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나와, 런던을 방문하고 있는 나, 이 세 자아는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일까? 어쩌면 '런던'이 서울에서 방황하던 크리스틴을 더 강하고 자신있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샌프란시스코'는 서울에서 브랜딩을 평생의 업으로 여겼던 나에게 User Experience에 대한 관심을 불어넣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나를 진짜 나로 만들어주는 변하지 않는 '그 것' 은 무엇일까?


런던에서 크리스틴과 함께하는 시간동안, 적어도 크리스틴과 나에게는, 그리고 당분간 우리의 20대에는, '그 것'에 대한 대답중의 하나가 User Experience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스스로의 삶과 정체성에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도전을 거듭해온 것처럼, User Experience도 스스로 비즈니스의 가치와 개선점을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현실의 무대 위에서 실험을 거듭하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 테마 아래서 우리의 일주일은 참 행복했다. 크리스틴은 하루종일 공부한데서 비롯된 피로를 다시 공부에 대한 이야기로 풀었고, 나 역시 그녀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여독을 풀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런던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마치 User Experience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인류학자(Anthropologist)처럼 런던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시를 경험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여행을 하다보니, 소호의 한 레스토랑에서의 40여분간의 기다림이나, 추적거리는 날씨나, 비싼 물가조차도 흥미로운 문화적 차이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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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30479.JPG 크리스틴과 브런치를 함께한 Bloomsburry Coffee House, 손님들이 스토리를 이어 만들어갈 수 있는 귀여운 노트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런던과 User Experience가 우리 인생의 새로운 공통사건이 되어 그 이후 크리스틴과 나는 더욱 끈끈하고 깊은 우정을 쌓아가게 되었다. 내가 런던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돌아온 후에도 크리스틴은 나에게 관련 팟캐스트나 책들을 추천해주고,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는 관련 이벤트들의 참가한 후기를 공유하면서 서로 장거리 응원을 했다. 3개월 뒤 크리스틴이 소속된 대학원 연구팀이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HCI 컨퍼런스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초청되어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분좋은 재회를 하기도 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내가 런던에있을지, 뉴욕에 있을지, 싱가폴에 있을지, 서울에 있을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도시에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나의 최종 목표는 한국에서 최고의 User Experience Researcher가 되는 것이야. 한국의 UX가 현재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에 치우쳐져있는 편인데, 나의 전문성을 통해 심리학과 리서치분야를 강화시키고 싶어. 그때까지는 글로벌한 인재로서 어디서든 열심히 경험을 쌓아야지."


크리스틴의 당찬 목표에는 여전히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함께, 세계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는 자신의 글로벌한 정체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정이 담겨있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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