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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Feb 28. 2020

뉴질랜드 개별 밀포드 트레킹 - 왜?

왜 밀포드 트레킹을 가야 하는가? 장점과 단점은? 트레킹 종류는?

뉴질랜드 정부에서 발간한 브로셔에는 밀포드 트랙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 ('the finest walk in the world')고 표현하고 있다. 이 표현에 대해 딴지 거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밀포드 트랙은 세상에서 몇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멋진 코스임에는 틀림없다. 밀포드 트랙은 뉴질랜드 남섬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에 위치한 총 거리 53.5 km의 코스로 3박 4일이 소요된다.  


왜 밀포드 트랙을 가야 할까? 영화에 나올 법한 원시 산림을 걷고, 수 없이 많은 폭포를 감상하며, 빙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높은 계곡들을 볼 수 있다. 3박 4일간의 트레킹은 세계 문화유산인 밀포드 사운드에서 마치므로, 트레킹이 끝난 후 페리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의 절경을 맛볼 수 있다. 먼지 하나 없는 파란 하늘과 울창한 삼림에서 인간의 본능에 충실해서 걷고, 먹고, 자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힐링이 절로 된다. 그리고 트레킹 기간 내내 쓰레기 하나 볼 수 없었다. 하루에 최대 90명 만의 트레커를 허용하고, 많은 국립공원 직원들이 코스 정비 등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밀포드 트레킹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가이드가 동반하는 비싼 럭셔리 트레킹이다. 로지(lodge)라고 불리는 숙소에서 2인 1실이나 다인실 (4-6명)을 이용하고, 온수 샤워를 할 수 있으며, 식사가 제공된다. 따라서 트레커는 단지 옷, 세면도구 등의 간단한 짐만 지면 된다. 유일하게 밀포트 트랙을 전담하는 현지업체의 가격은 인당 뉴질랜드 달러 $2,795 (2020년 2월 기준, 환율 1 NZ$ = 764 원을 적용하면, 원화로는 약 214만원)이다. 자세한 가격은 이 곳을 참고하면 된다. 국적기 항공편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국내 여행사가 운영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패키지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적기를 이용하는 9일짜리 코스가 약 500 만원 정도 (2020년 기준) 되는 것 같다.  


두번째는 가이드가 없는 저가의 개별 트레킹이다. 숙소는 헛(hut)이라고 불리고, 침상과 매트리스, 수세식 화장실, 부엌 등의 기본적인 시설이 제공된다. 샤워시설은 없다. 따라서 트레커는 3박 4일간의 음식, 침낭, 옷 등을 모두 배낭에 넣고 걸어야 한다. 가격은 가이드 트레킹보다 훨씬 착하다. Great walk 시즌 (29 October 2019 – 30 April 2020)의 경우, 3박 4일간 인당 $ 420 (환율 1 NZ$ = 764 원을 적용하면, 원화로는 약 32만원) 이다. 자세한 가격은 이 곳을 참고하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포함한 모든 교통편과 트레킹 전후의 숙박 시설 등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하므로 준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그러면 밀포드 트레킹의 단점은 무엇일까? 악명 높은 샌드플라이는 모기속에 속하는 곤충으로, 잠시 쉬려고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휴식을 방해한다.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닌다. 돌아오는 길 버스 기사분에게 샌드플라이에 물려서 고생했다고 말하자, 밀포드 트랙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오지 못하게 하려고, 신이 샌드플라이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전해줬다. 양봉업자들이 꿀을 채취할 때 얼굴에 쓰는 것과 비슷한, 샌드플라이나 모기를 막는 제품을 구매해서 가지고 가길 추천한다. 둘째는 연간 200일 내리는 비이다. 일년 중에 절반 이상 비가 내리는 기후이다. 내가 했던 트레킹의 경우 이틀은 맑았고, 이틀은 비가 왔다. 따라서 비옷, 신발, 배낭 방수커버 등 비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 


3박 4일간의 밀포드 트레킹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개별 트레킹을 할 경우 배낭 무게가 보통 10 kg 이 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는데 비까지 오니 더욱 힘들어진다. 그런데 나의 트레킹을 뒤돌아보면, 셋째 날의 거센 비와 칼바람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었다. 그게 없었다면 그냥 밋밋했다고 여겨졌으리라.


하루에도 몇 번씩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자연경관을 바라보고, 한발 한발 디디며 내 가슴속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는 밀포드 트레킹을 해 보자고 지금 결심하는 당신께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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