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귀갓길
나이 마흔이 넘었지만 , 어두운 밤길 뒤를 힐끔힐끔 돌아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안 무서운 척 하지만 , 발걸음은 저절로 경보를 하고 있고
눈만 반짝반짝 거리며 보이는 모든 곳에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그럴 즈음 , 멀리서 조그만 그림자 하나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인다.
" 왔나? "
엄마다.
" 엄마 또 왜 나왔어? "
그렇게 얘기 하지만 , 내심 좋다.
엄마는 늘 내 가방을 들어주시려고 하신다.
내가 직업병으로 어깨가 아프기 때문에 더 그러신다.
하지만, 그림과 같이 엄마랑 나랑은 덩치 차이가 좀 많이 난다.
나의 넓은 어깨와 듬직함은 아빠를 닮은듯하다.
그럼에도 엄마랑 만나면 언제나 가방으로 실랑이를 벌인다.
물론 언제나 내가 이긴다.
한편...
엄마는 계속 끊임없이 말씀하신다.
" 내가 들어준다고"
" 고집도 세다 "
" 내가 들어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