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 앞에 서서
너는 내 안에 산다.
늘 조용히 숨어 있다가도,
내게서 무언가를 뺐어갈 듯 겁을 준다.
마음이 약해질 때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감정이 왜곡되어 전달되는 순간에도,
내 결함과 미움을 용서하지 못할 날에도,
너는 나를 크게 흔든다.
너는 가끔 내 앞에 앉아 말을 건넨다.
“괜찮을까?
실수하면 어떡하지?
널 오해하면?”
그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내 귀에 오래 남는다.
나는 그럴 때마다 주춤하며,
한 발짝 더 물러선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알게 되었다.
너는 나를 다그치는 존재가 아니라,
내 안에 잠시 머무는 손님 같다는 것을.
너를 억지로 몰아내지 않고,
잠시 옆에 앉혀두면
너 역시 금세 조용해진다.
너는 내 안의 ‘불안’이었다.
한 번은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다.
사람 마음 안에는 여러 개의 문이 있다고 해.
기쁨, 슬픔, 불안, 두려움, 기억조차 못한 무의식의 문까지.
그 문들을 억지로 부수거나 닫아버릴 필요는 없어.
살다 보면, 유독 그 문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거든.
그때가 네가 필요한 때야. 그냥 열고 들어갔다가 나오면 돼.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동안 나는,
마치 나만 살고 있는 집의 문을
늘 활짝 열어둔 채 살아온 것 같았다.
언제든 누군가 들어와 해코지할까 봐
늘 불안에 시달렸던 것처럼.
애초에 문이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해서
닫아야 한다는 발상조차 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 두렵고 무서웠다.
아, 없어져야 할 감정이 아니라
그저 잠시 문 너머로 두면 되는 거구나.
불안의 문도 결국,
내 안에 있는 풍경 중 하나라는 걸
그제야 조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불안,
그건 내 안에 던져진 작은 불꽃같다.
가끔은 나를 태우지만,
동시에 멈추게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냥 곁에 두고 살아가는 게 편하다.
다시 그 문 앞에 서더라도
조금은 태연해지고 싶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 문 앞에서 힘겹게 서 있는 이들이 있다면,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문을 열어도, 닫아두어도, 외면해도 괜찮다.
그저 당신이 버티고 있는
지금 이 자체가
이미 충분히 큰 용기다.
당신의 불안을 함께 끌어안는 마음으로,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