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은 처음인데요
사업자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해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당연히 회사에 취직하고 그렇게 평생을 직장인으로 살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내 삶에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기회가 찾아왔고 그 첫 번째 시작은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그 시작은 역시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절차가 복잡할 것이라 생각했고 내 인생에서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사업하면 망한다'라는 생각이 강해서였을까 사실 떨리기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결심했고 이 길을 걸어보기로 다짐했다.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노트북을 열고 사업자를 등록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누군가가 써놓은 사업자 등록에 관련된 글은 많았고 설명도 친절했다.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었다. 세무서에 가는 방법과 인터넷에서 신청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회사 근처에는 가까운 세무서가 없었고 따로 시간 내기가 힘들어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사업자 신청 후에는 심사의 기간이 있었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신청이 완료된 후에는 사업자 통장도 개설하고, 통신판매업을 위해 구청을 통하여 통신판매업 신고도 했다.
이 모든 과정은 쉽게 이루어졌다. 아니 이렇게 누구나 쉽게 사업자를 등록할 수 있었던 건가? 물론 사업자로 수입을 벌고 성공하는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취업하는 과정보다도 쉬웠다. 밤새 작업물을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던 과정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누군가에 밑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보다 나를 대표로 만드는 과정이 훨씬 쉬었다. 이것은 마치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훨씬 쉬운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는 사업자 등록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회사는 겸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데 내가 다니던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투잡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 나는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고 싶지는 않았다. 차라리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양심적으로 내 브랜드를 운영하고 싶었다. 부모님의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나중에 부가가치세 라던가 세금신고할 때 까다로울듯하여 그 생각은 그만두었다.
그렇게 나는 직장인이자 사업가라는 두 개의 업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진정한 투잡 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