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의 아내, 나로 살아가는 법>
10년 후, 나는 이 글을 다시 꺼내볼까.
그땐 아마 아이들이 더 이상 엄마 품에 기대지 않을 테고, 남편의 일은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보다 더 늙었을 것이다. 주름은 늘고, 체력은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약해졌다고 느끼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때도 참 잘 버텼다.”
“기록으로 남긴다는 건, 내 과거와 화해하는 방식이었다.”
이 글들을 쓰면서 나는 다시 나의 삶을 통과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마음을 한 줄 한 줄 끌어올리며 비로소 ‘나의 서사’를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건 오래전부터 바라던 일이었다. 내 이름으로 기록하고 싶고, 내 이름으로 인정받고 싶고, 무엇보다 ‘내가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보며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잖아’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보며 ‘원래 사람 사는 게 다 이런 거 아니야? 특별할 것도 없잖아’라고 말하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모든 개인의 이야기는 결국 보편의 언어가 된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작가로서 어딘가에서 비슷하게 살아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보겠다는 욕심도 없었다. 유명해지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끝까지 살아내고 싶어서 썼다. 기억하고 싶고, 잊고 싶고, 다시 꺼내보고 싶고, 그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서 썼다. 이 글을 끝내는 지금, 나는 여전히 완성된 사람이 아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흔들릴 것이고, 어느 날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며 다시 무기력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런 날이 다시 오더라도 나는 이 기록을 꺼내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게 이 글을 쓴 가장 큰 이유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처럼 오랫동안 자신을 미뤄두고 살았을지 모른다. 아이 먼저, 가족 먼저 챙기느라 당신은 당신을 가장 나중에 돌봤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러다 보니 나를 챙길 시간조차 남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조금 늦어도, 돌아와서 쓰면 된다. 당신 안에 여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제라도 그 마음을 따라가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신의 하루도 충분히 의미 있고, 지금 당신의 흔들림도 누군가의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부디, “나는 이대로도 괜찮다”는 확신 하나만 가지고 오늘 하루를 통과하시기를 바란다. 10년 후에 우리가 이 글을 다시 꺼내볼 때, 지금보다 더 다정한 얼굴로 이 순간의 우리를 껴안아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