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사 후 무작정 부동산 경매

by 경포티

회사를 그만뒀다.


퇴직 사유는 여러 가지였다. 그중에서도 마흔을 내일모레 앞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장 컸다.


지금이 아니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책임져야 할 가정이 없다는 이유 등 여러 합리화를 자신에게 열심히 내세웠다.


새로운 일에 대한 나름의 기준은 있었다. '돈이 흐르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일'.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회사에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그만둔다고 했다.


무작정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그 새로운 일은 바로 '경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부동산 경매'.


경매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겠다.


경매는 가격 경쟁을 통해 특정 재산의 소유권을 얻는 매각 방식이다. 과거보다 보편화되고 투자의 개념으로 여겨지면서 경매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더욱 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매 투자는 일종의 개인사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단기적인 매매차익을 위해 '매매사업자'를 내고 경매에 뛰어드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처럼 어느정도 직업적인 측면으로 경매에 도전을 한다면 더욱 그 의미에 가까울 것이다.


매매사업자를 등록하는 이유는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주택 등 부동산을 취득하고 1년 안에 매도할 경우 양도세가 70%가 나온다. 지방소득세까지 합하면 무려 77%에 달한다. 하지만 매매사업자는 부동산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양도세 대신 6~45%의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즉 경매를 활용한 매매사업자는 부동산을 저렴하게 매수해서 단기간에 시세보다 싸게, 혹은 시세대로 되팔아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자격이자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궁금할 것이다.


'그래. 경매로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회사를 때려치우면서까지 경매에 뛰어들기로 한 이유는?', 아니 '왜 굳이 경매여야 되는데?.' 이런 의문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간과 경제적 자유를 향한 지름길.' 이게 바로 내가 경매를 택한 이유다.


경매는 소액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어떤 투자들 보다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빌라 등 주택 경매를 통한 몇 번의 단기 매도로 직장인 연봉정도는 우습게 넘기는 사례는 조금만 검색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단 단기 매매차익뿐만이 아니다.


다가구건물, 다중주택, 상가 등을 경매로 매입할 경우 일반적인 월급 이상의 꾸준한 현금 흐름과 동시에 장기적인 매매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꿈에 그리던 건물주, 월세 받는 삶을 경매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토지, 공장 등의 영역으로 확장해 더욱 큰 수익을 남기는 투자자들도 많다. 재개발‧재건축 물건도 시세보다 싸게 얻을 수 있다.


경매만큼 정직한 투자수단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매 투자가 부동산 상승장과 하락장에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 것은 아니더라도, 애초에 시세 대비 싸게 사서 차익을 남기는 게 목적인 만큼 다른 투자들보다 시장의 변동성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지지도 있었다. 경매 투자 경험이 있으신 아버지는 경매라는 제도에 긍정적이었고, 나의 도전에 힘을 실어 주셨다.


경매라는 기술을 익혀놓으면, 오히려 언젠가 퇴직 걱정을 해야 하는 직장인보다 안정적으로 원하는 기간 동안 밥벌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과 운도 따라줘야 하겠지만 말이다.


틈틈이 읽었던 십 수권의 경매 책으로 자신감을 장착한 나는 그렇게 무작정 매매사업자이자 경매 전업투자자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위기의 맛을 보게 된다. 초유의 부동산 규제까지 줄줄이 쏟아졌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새로운 규제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경매에 발을 들일 초보 투자자들은 물론, 퇴사 후 제2의 삶을 고민 중인 직장인들이 나의 생생한 투자 경험기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길 바란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