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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어틴 Oct 28. 2022

지금, 해외여행 괜찮을까?

2022년 6월 이탈리아 여행, 그녀는 어떻게 다녔나

잠시 주춤하는 것 같더니, 세계적으로 코로나 환자는 여전히 많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항체가 있고 이제는 확진자수는 의미 없다고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고위험군인 사람들이 있어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 역시 아직까지 엄마가 한 번도 확진된 적이 없으셔서 이탈리아 여행을 매우 조심히 다니려고 신경 썼다. 


지난 3월 초 확진자가 급속히 늘 때, 나 역시 코로나에 확진되었는데(다행히 증상은 경미했다. 백신은 얀센/화이자로 3차 접종한 상태)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도 철은 없는지, 기왕 코로나 항체 제대로 있을 때 해외나 다녀오자! 란 생각을 하고 자가격리 때 인상 깊게 본 <Call me by your name>의 이탈리아 북부 여행을 준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대응하고 준비하면 안전하고 건강히 다녀올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엄청 운이 좋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또는 다른 나라 등 슬슬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에선 이탈리아 자유여행을 다니며 어떻게 다녔는지 정리를 해보려 한다. 




1) 주변에 여행 소식을 많이 알리자. 그럼 몸을 사리게 된다.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니 어딜 갈 때마다 인스타그램 같은데 거의 실시간으로 상황을 올리는데, 그런 것이 내 나름대로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사실 관종이라 관심 좀 달라고 올린 거긴 한데)


규제 좀 풀렸다고 이탈리아를 가겠습니다-하고 주변에 알리고 SNS에 올리고 했더니 다들 “어머나 세상에!”같은 분위기가 있었고, 내 지인 한정 이달의 관심인물 정도까지 오를 정도로 다 알고 있는지라, 이렇게 나갔는데 코로나 확진돼서 오면 이거 좀 쪽팔릴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환승지인 헬싱키에 도착하자마자 나라에서 보내준 문자. 우리나라 입국 빨리빨리 진행되니 큐코드는 비행 탑승 전 완료하면 편하다.


2) 늘 마스크를 착용하진 않았지만, 늘 지니고는 다녔다.


이탈리아의 경우, 대중교통을 탈 때 FFF2, 우리나라로 치면 KF94나 80 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해야 한다고 한다. 매번은 아니었지만 간혹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기차에 출입부터 시키지도 않기도 했고, 마스크를 내리고 있는 승객이 있으면 승무원이 혼 내치는(?) 경우도 봤다. 


로마 2층 투어 버스에서 꼭 껴얀다면서 덴탈 쓴 사람들한테 팔더라. 안 써도 헤파필터 마스크 갖고 다니자. 2유로 주고 마스크 강매당하니 화나던데..


이탈리아는 야외에서 마스크 안 써도 되고 실내도 아니었던 거 같은데(피렌체 우피치 갤러리에선 다들 안 쓰고 있었다) 아무튼, 서양 친구들 정말 마스크 안 쓰고 다닌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밀라노, 피렌체, 로마에서도 안 쓰고 다니는 한국분들도 많긴 했다. 


나는 우선 우리나라 규정대로 마스크를 사용했다. 야외에선 안 쓰고, 사람이 어깨에 스칠 정 도로 많아지면 쓰고, 실내에 들어갈 때 쓰고 대화할 일 있음 쓰고 뭐 이런 식. 마스크 쓰는 게 그 사회의 위화감을 조장한다고 벗고 다니는 분들도 많았지만, 쓰는 분들도 종종 계셨기에 사람이 많아지면 가급적 썼다. 


이탈리아 돌로미티의 빙하가 녹아 내려와 산사태로 등산객들도 사고사를 당했을 만큼, 6월의 이탈리아는 매우 더웠다. 크레마 에어비앤비 호스트 말로는 이 정도는 8월의 더위라고 했는데 이상현상으로 6월에 갑자기 더워진 것! 


그 더위에 야외에서 KF마스크를 쓰기엔 숨이 너무 차서 실내나 대중교통 아니고서는 거의 덴탈 마스크로 대체했다.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덴탈이라도 쓰는 건 그나마 낫지 않나 싶었다. 그래도 가방 안엔 KF마스크 늘 지니고 다니긴 했다. 당연히 기내에서는 식사시간 외에 계속 KF마스크를 착용했다. 


교통을 탈 때 필요..! 덴탈 마스크는 두어 개 더 갖고 다니고(덥고 땀나면 버림) KF94는 실내 입장 시 사용했다.


3) 손소독제, 물티슈를 자주 사용했다.


사실 한국에선 화장실 찾기도 어렵지 않아서 손소독제 산거 잘 안 썼는데, 확실히 이번 여행에선 자주 썼다.  템버린즈 손소독제 향이 좋아서 사고 한국에서는 자주 쓰지 못했는데(회사 책상 위, 차 안에 손소독제 큰 통으로 하나 있는 사람) 이번 여행에선 뭐든 손을 사용할 일 전에 손소독제를 썼다. 여유가 되면 물티슈로 어느 정도 개운하게 닦고 손소독제를 썼다. 기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격하게 잘 써졌는지 로고도 다 긁힌 템버린즈 손소독제. 향이 좋다. 비쌈



4) 동선 자체가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했다.


심한 건 아닌데 약간의 공황장애 비슷한 것이 있다는 걸 몇 년 전 알게 됐다. 매번 그런 건 아닌데,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숨 막혀하거나 빨리 나가고 싶어 하는 게 있는데(다행히도 비행기에서는 별로 안 그랬다. 여행 다닐 팔자)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되도록 대도시 일정을 줄이기도 했다. 남들이 “어떻게 로마를 반나절만 보고와!”해도 로마는 내겐 그냥 아웃 도시로서의 역할이었고, 피렌체는 소도시와 소도시 여행 중간에 혹여 필요한 물건 등을 구비할 수 있는 정도의 역할로 피렌체를 갔다. 밀라노 역시 그냥 입국을 위한 곳이었다. 


볼차노-피렌체(4시간) 구간은 1등석으로 예매. 좀 비싸니 이용객도 적어서 옆사람 앞사람 없이 쾌적하게 갈 수 있었다. 지정 좌석 있는 장거리 기차는 미리 예매해야 쌈.


특히나 이번 여행은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을 보고 간 거기 때문에 영화 속 잔잔함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처음 기획한 건 크레마에서만 1주일이었다.) 한적한 곳을 많이 찾아다녔던 것 같다. 여행 후반에 2일이었지만 렌터카를 타고 다니면서 교통에서 불필요한 접촉은 안 하게 된 것 같았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화덕피자나 젤라토 등등 맛있는 아이템이 많은 곳이었지만, 구글 평점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한 맛집 몇 개 찍어두고 가서 사람 많으면 굳이 기다리지 않고 두 번째로 평을 좋은 곳을 찾거나 했다. 먹고 싶은 메뉴 구글맵이 치면 가게들이 쫙 뜨니 참고하시길. 


방학시즌을 맞이하여 박물관, 유적지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여기는 피렌체 아카데미아 갤러리. 긴 줄 보고 나는 그냥 커피 마시러 갔다


6) 다른 여행 때보다 몸상태를 잘 살피고 피곤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고, 큰 병의 시작은 감기라고 했다. 몸이 피곤한 상태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잘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어깨가 뭉치지 않게 다리가 너무 피곤하지 않게 하려고 한국에서부터 요가 링과 마사지 볼도 들고 가서 매일 밤마다 풀어줬다. 여행 2주 전, 공진단을 사서 여행 가서 2일에 한 번씩 먹었는데 매일 먹게 많이 가져올걸.. 하고 아쉬워했다.(정관장거 사 먹음) 자가 키트도 10개 사가서 아침마다 자가 검사하기도 했다.


목도 지압하고 어깨도 지압하고 상당히 잘 활용한 요가 링. 다른 여행 때도 지참할 것 같다.


이탈리아는 알다시피 커피바가 많아서 설탕 넣은 에스프레소 한잔 정도는 쉽게 마실 수 있었는데,  자양강장제 드링킹 한다는 기분으로 피곤하다 싶으면 마셨다. 카페인에 설탕 넣어 당 팍 올리니 힘도 나고..! (이상하게 하루에 서너 잔 마셔도 잠은 잘 잤다) 그래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있었음  더 신나게 다녔을 거 같긴 하다. 그 삼복더위에 아아 딱 한번 마신 건 천추의 한..


아무튼 몸이 지치면 바이러스도 몸 안에서 창궐하기 좋으니까 몸이 피로해지지 않게 무리한 일정을 짠다거나 휴식을 충분히 하지 않는 건 지양하는 것이 좋겠지..


총평: 개인적으론 마스크보다 사람 붐비는 곳에 오래 있지 않았던 게 포인 트지 않을까 생각함. 





짧을 줄 알았는데 이거 저거 적으니 꽤 된다. 기억나는 건 이 정도..?(많네..)


어쩌면 시기가 좋았었을 수 있다. 올해 3월 전후로 서양 쪽을 시작으로 차츰차츰 출입국 규제가 완화되고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중 코로나 규제가 심한 편이었는데, 6월부터 그린 패스(백신 3차 이상 맞은 사람들에게 주는 백신 접종증 같은 것)도 소지 안 해도 됐었고.


코로나 증상이 무증상부터 중환자실까지 들어갈 정도로 심각하기도 하고, 그래서 '생각보다 괜찮았어요'라던가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다'라는 맘 편해지는 대답은 잘 못하겠다. 선택과 판단은 스스로가 하는 거니 이래저래 잘 알아보고 가셨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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