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lis Jun 25. 2023

13년 되던 날의 기록

나의 나이 많은 아기 고양이

13년 전, 2009년 11월 8일. 

가을비가 내리는 몹시 쌀쌀하던 날.  

온 힘을 다해 나를 부르던 목소리. 

골목길 어둠 속 빗물에서 죽어갈 뻔했던 590그램의 생명체. 


2009. 11.8.


나의 영원한 막둥이 보리야.



살아줘서 고마워.



그리고 9년 후 애기가 떠나고 

몸과 마음이 산산이 부서진 나를 

꽉 붙들어줘서, 숨 쉬게 해 줘서, 살게 해 줘서, 웃게 해 줘서

고마워.



어느덧 13살. 함께 한 13년. 


조금씩 나이 들어가는 너를 보며, 

가까운 미래의 내 눈물이 보여 

현재의 모든 순간순간이 아깝고 또 아깝지만


그럼에도 언제까지나 나의 아기, 응석받이, 어리광쟁이, 사랑둥이, 

내 삶의 끈, 나의 생명


너를 너무나도 사랑해. 


2022. 11.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