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이 많은 아기 고양이
13년 전, 2009년 11월 8일.
가을비가 내리는 몹시 쌀쌀하던 날.
온 힘을 다해 나를 부르던 목소리.
골목길 어둠 속 빗물에서 죽어갈 뻔했던 590그램의 생명체.
나의 영원한 막둥이 보리야.
살아줘서 고마워.
그리고 9년 후 애기가 떠나고
몸과 마음이 산산이 부서진 나를
꽉 붙들어줘서, 숨 쉬게 해 줘서, 살게 해 줘서, 웃게 해 줘서
고마워.
어느덧 13살. 함께 한 13년.
조금씩 나이 들어가는 너를 보며,
가까운 미래의 내 눈물이 보여
현재의 모든 순간순간이 아깝고 또 아깝지만
그럼에도 언제까지나 나의 아기, 응석받이, 어리광쟁이, 사랑둥이,
내 삶의 끈, 나의 생명
너를 너무나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