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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예듬 Nov 12. 2023

아침에 불안한 감정을 덜어내는 방법


불안한 아침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유쾌하지 않았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생방송 아침 프로그램을 했을 때는 아침에 그 불안과 긴장감은 말로 할 수 없다. 꼬박 밤을 새워서 대본을 작성하고 스튜디오까지 프린트한 대본을 들고뛰는 아침... 작은 실수 하나가 전국으로 송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침엔 예민했고, 신경이 곤두섰다. 방송이 끝나면 지쳐 쓰러져 잠들고, 그렇게 하루가 지난다. 방송을 그만두고 회사에 들어갔을 때도 꿈에서도 일하는 꿈을 꾸고, 불안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렇게 맞이 한 아침이 상쾌할 리가 없었다. 


그런 아침을 바로 잡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에 드는 불안한 마음들을 나열했다. 



* 일이 잘 안 풀리면 어쩌지?

* 해야 할 일을 다 못 끝내면 어쩌지?

* 실수를 하면 어쩌지?

* 내가 잘할 수 있을까?

* 성과가 잘 안 나오면 어쩌지?



실제로 이런 걱정은 출근을 하고 낮이 되면 조금 사라진다. 걱정과는 달리 일이 잘 풀릴 때도 많았고, 간혹 일이 잘 안 풀린다고 하더라도 걱정만큼 안 좋게 번지진 않았으며, 어떻게든 답을 찾고 해결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감정이 생기는 건 왜였을까?






불안의 사전적 정의는 위와 같다. 참고로 위키백과에서는 불안감을 특정한 대상 없이 막연하게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라고 한다. 이렇듯 불안한 감정은 뚜렷하지 않고 분명하지 않은 막연함에서 오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한 감정을 지우고, 아침에 뚜렷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가 우연히 한 책을 만났다. 


바로 <성공한 사람들의 기상 후 1시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이 아침에 어떻게 보내는지 64명의 인터뷰를 통해 루틴을 공유한다. 


평소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폰 보고, 씻고, 출근 준비 밖에 하지 않는 나였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침에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놀라웠다. 


독서를 하면서 마음에 드는 루틴을 메모했고, 다양한 루틴을 섞어 나만의 아침 루틴을 만들었다. 


* 이불 정리

* 5분 명상

* 물 한 잔 마시기

* 모닝 페이지 쓰기

* 5분 독서하기 




매우 간단한 루틴이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지키지 어려운 것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침에 불안한 감정이 가장 많이 들 때는 출근하기 전에 침대에서 뒹굴거릴 때였기에 이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지 않게 루틴을 실천해 보았다. 


처음에는 10분 명상, 10분 독서에서 5분으로 단축했다. 5분이 넘어가면 잡념이 생기고 그 사이로 불안함이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긴 시간을 루틴에 쏟긴 부담스러워서 30분 안에 루틴이 끝날 수 있도록 했다. 시작하기 전에는 과연 이런다고 해서 마음에 평안이 찾아올까?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루틴을 지켜오다 보니 확실히 전보다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났는데, 오히려 더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명상과 물 한 잔으로 정신을 깨우고 독서와 모닝 페이지로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게 되니 아침에 마음이 평온해졌다. 


불안한 마음이 자리할 틈이 없어지다 보니 아침시간이 괴롭지 않았고, 

루틴을 실천함으로써 아침부터 성취감이 올라가

출근 시간이 즐거워질 정도로 건강한 마음만 자리 잡았다.


아침의 기분은 낮과 밤에 잠들기 전까지 이어졌다. 모닝 페이지에서 '오늘 하루 잘할 수 있다!'라고 용기를 불어넣는 글을 자주 쓰곤 했는데, 그 이후로 일을 할 때 자기 효능감도 올라가서 실제로 일의 능률도 좋았던 것 같다. 아침 시간을 조금 부지런하게 보냈을 뿐인데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달라진다고? 놀랍기까지 했다. 그런데 왜 이러한 마음이 들었는지 최근에 읽은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에서는 


"고통과 권태에 대한 두려움은 믿음이 약해졌다는 신호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의지밖에 없다. 인생이 두려운 까닭은 나의 의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고, 사람이 두려운 까닭은 그의 의지가 나를 지배하게 되리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의지를 믿기만 한다면 인생은 두려울 이유가 없다. - 두려움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두려움은 치유해야 할 질병이다. 이것은 감기와 같다. 감기에는 특별한 약이 없다. 내 몸의 항체를 활성화시키는 것."


쇼펜하우어의 말에 따르면 두려움은 믿음이 약해져서 생기는 감정이다. 아침에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꼈던 건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루틴을 통해 성취감과 잘할 수 있다는 응원을 나 스스로에 함으로써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그에 따라 불안함과 두려움이 사라졌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요즘은 불안한 감정이 사라졌지만, 감기처럼 다시금 찾아올 수 있다. 

가끔 불안한 감정이 찾아온다면 나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는 신호로 알고

작은 루틴을 실행하고 완료하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해 극복할 것이다. 

감기 기운이 온다면, 옷을 따뜻하게 입고 약을 먹어서 예방하는 것처럼 말이다. 

불안의 감정에도 예방이 필요하다. 

불안한 감정 때문에 힘드신 분이 계시다면

그 감정이 드는 시간에 루틴이나, 작은 목표를 세워,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불안한 감정이 자리 잡을 틈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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