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무말 레고
오늘 투표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나는 이 때까지 사전투표만 해 왔다는 것.
갑자기 등재번호를 알아야 한다고 하더니 선거인명부 수기로 찾아서 적고
응? 이렇게 아날로그식이었나? 생각했는데
그 동안은 다 사전투표로 했던 것이었다.
오랜만에 투표장에서 느낀 아날로그 갬성.
그렇게 어어어 하다가 손에 기표 도장 찍고 싶었는데
까먹고 그냥 쫄래쫄래 나오다가
방 한 가운데서 ”아맞다!“를 외쳐버린 나란 인간.....
소란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정신줄 놨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투표확인증도 받아봄 - 이것도 수기!
안경을 평상시에 가아끔 쓰는데
오늘따라 운전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안경이 안보이는 거다.
분명히 내가 안경을 침대 머리맡 아니면 가방에만 두는데 가방을 나도 두 번 남편도 세 번 뒤졌는데!!!
투표 때도 정신줄 놓고, 오늘 충전 케이블도 하나 해먹어서 오늘 날인가 하면서
휴 그래 없으면 안경 하나 새로 사면 되지,
20만원 치킨 한 열 마리쯤 참으면 되겠지
이러면서 우울 모드로 일단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에 앉아서 가방에 손을 쑥 넣었는데 잡히는 안경케이스....하....뭐죠?
왜 우린 분명 가방을 봤는데 못본거죠? 이런 보호색 같으니라구.
자 그럼 20만원 킵했으니 치킨 한 마리만.....
내 주종목은 뒤엎는 거다.
집도 한 번씩 다 끄집어내서 뒤엎어야 하고
(한 일년에 한 번쯤....? 부지런하진 않다)
최근에는 인생도 뒤엎어서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석사까지 했는데도 백수가 되더니
요즘은 사진 갤러리 뒤엎기, 그 동안 구석구석 짱박아둔 메모 뒤엎기 중인데
문득 사진을 뒤엎다보니 또 여기저기 널려진 sns 정리를 하고싶어진 거다.
블로그도 찔끔, 인스타도 찔끔 하다 만 게 있는데
일단 인스타부터 그냥 내 기록 모음 용도로 바꿔야지 하고 다 보관처리(원래는 짬짬이 취미로 찍던 부부 영상이었다).
그리고 올린 첫 글은 <인생에서 (아주 사적이고 주관적인) 성취 목록 6가지>.
간단히 올려보자면
1. ‘결혼’이 아닌 ‘이 남자와의’ 결혼
2. (성취 같진 않지만 어쨌든) 나의 인복들
3. 진심을 담은 일 경험
4. 내 최선을 쏟아낸 경험 in 코로나: 이 때 제일 열심히 일하고, 대학원 다니고, 운동하고, 놀았다 휴
5. 운전(은 지금도 ing)
6. 수영과 스쿠버다이빙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는 건,
회사를 안다니니 일이고 학벌이고 다 부질없고 남는 건 나, 그리고 사람인 것 같은거지.
그래서 스스로 성취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요 인스타 계정은 그런 소소한 셀프 성취 아카이빙 용, 그냥 무조건 나 칭찬해 공간으로.
여기서 글 100개 올리면 그것도 올려야지.
지금까지도 잘했어, 잘했어, 아주 잘했어.
혹시 모르지,
또 이 아무말로 책을 쓰게 되어서 그게 또 아카이브로 올라갈지?
아 잠시 행복했다.
아니지, 난 항상 행복하다구.
오늘 아무말도 잘했어, 칭찬해.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