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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독서의 소중함을 느끼며

두 시간의 독서 4일차: <줍는 순간> 2회독과 메모

by 오월씨

요 며칠동안의 독서는 새벽에 이루어졌다. 나의 아토피로 인한 간지러움 때문에 강제로 기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제는 항히스타민제가 어쩐 일로 잘 들어서 가려움 없이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났다. 마침 남편도 출근하지 않는 날이어서 같은 방에서 남편은 컴퓨터로 공부하고 나는 책을 읽었다. 사실 두 시간 독서라고 했지만 타이머가 두 시간을 채우기까지 몇 시간을 보냈는지.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탓에, 옆에 누가 없어야 한다는 둥 새벽에 어두컴컴한 방에서 조명만 하나 켜놓고 읽는 책이 좋다는 둥 핑계를 대보고 싶지만... 다 핑계다. 몇 번을 앉았다 일어났다 했는지. 새벽 독서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2025년 6월 20일 금요일.

<줍는 순간>의 마지막을 읽었으며, 처음으로 돌아가 한 번 더 읽으며 중간중간 메모한 부분들을 컴퓨터로 옮겨 적었다. 시인이라 그런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인데도 언어로 다시금 빚어내는 표현력과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통찰력이 참 남다르다. 그래서 담고 싶은 문장이 많아 옮겨 적느라 꽤나 고생했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다시금 느꼈지만 나는 버림의 미학을 모르는 사람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세상에 아름다운 건 정말 많으니 잘 다듬고 빚어갈 수 있는 나의 알맹이 하나만을 추려내고 나머지는 좀 놓아주자.


그 와중에 중간에 빵이 부풀어오르는 기다림의 기쁨에 대해 읽다가 마들렌이 갑자기 먹고 싶어져서 여름 장맛비를 뚫고 사왔다. 이래서 두 시간의 독서가 두 시간으로 끝나지 못했다. 그리고 마들렌은 참 맛있었다.

마들렌과 함께한 오늘의 독서


생각보다 메모에 오랜 시간이 걸려서 하고자 했던 독파 챌린지는 다 마무리짓지 못했다. 내일은 챌린지와 함께 이 책을 어떻게 기록하면 좋을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에세이는 어떻게 기록하는 게 좋을까. 내일의 고민은 내일 하고, 두 시간의 독서 4일차를 무사히 마무리한 나에게 오늘은 칭찬을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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