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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의 기록 - 문장을 주워 담으며, 생각을 덧붙이며

두 시간의 독서 6일차: <줍는 순간> 서평과 비주얼노트 작성기

by 오월씨

글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제가 실수를 하나 했네요.

9화부터 먼저 읽고 7,8화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리며 더 노력하여 더 나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그렇게 책과 함께 신나는 하루를 보냈건만, 밤이 되어서는 갑자기 이유 모를 우울감에 눈물을 흘렸다. 오늘 아침까지도 우울한 기분에 넋을 놓고 있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책을 들고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앉아 우울한 마음을 달콤한 케잌 한 입과 함께 삼켜버리고 책을 꺼냈다. 안희연 시인의 <줍는 순간>을 마지막까지 잘 담아 보내주고 싶었다.




2025년 6월 23일 월요일.

지난 주까지 <줍는 순간>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내 언어로 다시금 표현해내고 싶었다. 시인과 함께 유럽을, 인도를, 사람들 속을, 시와 종이 속을 여행할 수 있었고, 그 즐거움을 잊어버리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보관해야지, 아니 주워야지. 시인은 여행을 통해 그 모든 감탄들을 주웠다면, 나는 이 책을 통해 감탄을 주웠다. 어떻게 같은 여행을 다녀도 저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나도 분명 유럽도 다녀오고 인도도 다녀왔는데. 분명 그 유럽도 인도도 같지만 같지 않은 유럽이고 인도였나보다.


분명 어릴 적엔 '독후감'이라는 것을 과제로 많이 썼는데, 어떻게 썼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비문학은 책의 흐름에 따라 혹은 내가 배운 것들을 요약하고 적용할 점을 찾으면 되었지만, 이런 에세이는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할까. 한 문장 한 문장이 시인답게 너무 주옥같은데. 여행 그 자체보다도 여행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 따라가기에 난 바쁜데. 주워담은 문장들을 다시 돌아보며,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둔 내 생각들을 다시금 읽으며 글을 써내려간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항상 부럽다. 아니지,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지. 계속 쓰자, 멈추지 말고 쓰자, 부끄러워도 쓰자. 이 책을 통해 시인이 시에 대해 얼마나 많이 사랑하고, 간절했는지를 보았으니 나도 그러한 마음으로 써야지.



그렇게 서평을 마무리하고, 이번에는 비주얼 노트에 도전했다. 지난 번에 그렸던 첫 번째 비주얼노트가 너무 보잘것 없었지만 100개 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했으니. <줍는 순간>으로 마인드맵은 도저히 못하겠지만(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문장을 담은 메모의 마인드맵 버전이 될 것 같았다.), 비주얼 노트는 여행기 답게 길을 떠나는 나그네의 모습으로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들 위주로 담아보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마지막 묘비명에 가장 큰 임팩트가 들어간 것만 같다. 인생이라는 여행은 죽음이라는 얼굴을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했으니까. 죽음에 대한 지속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어째 나같은데, 그런 내가 그린 노트이니 당연한 걸까. 죽고 싶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닌,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인간은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물론 정말로 죽음 앞에 섰을 때 도망치고 싶어질 것 같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저번보다 조금 나아진 것도 같아서 뿌듯했다. 주관적인 의견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여행기 또한 복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큰일났다,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새로운 글 아이템이 또 떠올라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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