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무말 레고
나의 지난 삶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그동안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다.
sky에서 학사와 석사를 하고,
우리나라 big5 병원에서 간호사를 하고,
공공기관 연구원을 했고,
그리고 퇴사를 했다.
구구절절 사연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리고 남편과 상의된 결정이긴 하지만,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몸이 아픈 것도 아니다.
그러고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나는 0이 되었다.
직장인으로 10년을 넘게 살다보니 일을 안하는 나를 받아들이는 게 어려웠지만 이제는 ‘나’라는 사람의 재정의부터 새롭게 하게 된다.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닌 시간이 완전 ‘무’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처음부터 나의 것을 만드는 기반을 다진다.
지금의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나는 0이다.
세상에 공부 잘 하는 사람들 정말 많아서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도 나름 공부를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하는 것을 하려고.
어차피 세상에 배울 건 많고 하나씩 내가 써먹고 싶은 걸 공부하면 되잖아.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고 결과물을 내야 할 것 같은 조급증을 버리자.
그냥 해.
모든 회사에는 미션이 있다고 한다.
구글(Google)은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어디에서나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애플(Apple)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인간적인 도구들을 제공하여,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꾼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지구상의 모든 개인 및 조직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테슬라(Tesla)는 “세계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향해 이동하도록 촉진한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파괴를 유발하지 않으며, 비즈니스를 통해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안을 실행한다”.
코카콜라(Coca-Cola)는 “세상을 신선하게 하는 것 / 행복과 희망의 순간을 자극하는 것 / 가치와 차이를 창조하는 것”.
페이스북(Facebook, 현 메타)는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주고 세상을 좀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것”.
나의 미션은?
사실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 고민해볼 문제.
그렇지만 그거 하나는 확실하다.
나는 끝까지 사랑하며 살거다.
나를 사랑해서 나에게 좋은 것을 주고 나를 성장시킬 거고,
세상을 사랑해서 내가 배운 것들을 세상과 나눌거다.
비가 와서 멜랑꼴리해졌나.
장마 시작이라더니.
그치만 이제서야 진짜로 인생을 사는 것 같기도 한걸.
사춘기 아줌마의 비장하고 난해한 오늘의 아무말 끝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