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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 Dec 05. 2022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 목 아플 때 좋은 음식]

지난 토요일이었다. 목이 조금 칼칼한 느낌을 받고, 나에게도 드디어 올 것이 온 걸까? 떨리는 마음으로 코를 한 번 찔러 봤지만, 자가키트의 선명한 한 줄은 내 걱정이 기우였다는 듯 흘겨보는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래 다행이다 싶어, 약국의 목감기약과 따뜻한 쌍화탕, 따뜻한 물 요법으로 하루를 버텼다. 요 몇 주 사이 나는 조금 예민했었다. 스트레스 탓이었을까, 남편에게 “오빠, 나 왠지 요즘 좀 예민한 거, ‘거기’ 못 가서 그런 거 아닐까?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는 ‘거기’를 가야 겠어” 라고 선언했는데 일요일 아침 너무나도 무거운 몸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자기가 사 오겠다고 새로 나온 빵 목록을 보내라고 했다. 


“- 폴로네즈 1개(케익.), 

- 포카치아 1/4조각 1개(가운데 쨈 들어가 있음.),

- 바브카 1개

그리고 나머진 알아서ㅋㅋ”


다시 잠들었다가, 잠깐 깼을 때 남편의 ‘1번 대기표 받음’ 카톡을 보고 다시 안심하고 잠들고, 목 아파서 물 마시고 화장실 갔다가 잠들고를 반복, 남편은 내가 말한 메뉴들 외에 또 새로 나온 메뉴들과 식사용 빵들을 한 가득 조수석에 싣고 왔다. 새로 나온 빵들과 케익을 커피와 함께 해치우고, 버터향 가득한 아이는 오늘을 위해 남겨두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준비 하며 한 조각 큼지막하게 떼어 내 가방에 넣어 온 것은 바로 ‘브리오슈 낭테르’였다.


브리오슈는 버터함량이 높은 빵으로,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부들부들하면서도 파삭? 거리는 특유의 식감이 있는 빵이다. 손으로 찢으면 결이 더 잘 느껴져서 출근준비 하면서도 한 조각 큼지막하게 ‘썰은’ 것이 아니라 ‘떼어 내’었다. 브리오슈는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브리오슈 낭테르는 직사각형 모양의, 굽이굽이가 큰 버터식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빵집에 따라서 우박설탕 같은 것으로 꾸미기도 한다! 


버터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고소하고, 일반 식빵에 비해서 더 노랗고 예쁜 식빵산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목이 아파서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웬걸, 브리오슈 낭테르가 내 아픈 목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빠져 따뜻한 차와 한 입 한 입 먹었다. (첫 번째 사진 - 너무 배고팠던 나머지 몇 잎 베어 먹다가 아차!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두 번째 사진 - 집에 와서 다시 전체 샷을 찍으려고 했는데 보아하니 한 덩이를 아침에 누가 떼어 먹은 것 같군) 분명 한 조각 떼어서 가져올 때는, 두 조각은 너무 배가 부를 것 같았는데, 역시나 한 조각만 먹으니 약간 촐촐함이 느껴졌다. 내일은 꼭 한 조각 반 먹어야지..


아직도 나의 목 아픔은 가시질 않긴 했지만, 검색창에 ‘목 아플 때 좋은 음식’이라고 쳤을 때, 꿀물, 따뜻한 차 말고, 부드러운 빵도 있다고 알려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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