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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 Sep 11. 2023

[에필로그] 파리에서의 뺑오쇼콜라

파리와의 에피소드를 풀기에는 한 파트로 부족하긴 한데, 일단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결혼식 날까지 가야 한다. 빵과 디저트를 좋아하는 나는 신혼 여행으로 파리를 꼭 가고 싶었고, 건축에 관심이 있는 남편은 스위스에 가고 싶었던 호텔이 있었다. 그렇게 파리 in – 취리히 out으로 신혼 여행 일정을 짜고 설레는 마음으로 결혼식날 아침이 되었다. 샵에 갈 준비를 하며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내가 보고 있는 게 맞는지 눈을 몇 번이나 비볐다. 


“프랑스 파리 6곳서 IS 동시다발 테러로 129명 사망”


남편한테 연락했더니 이미 상황 파악 후 비행기편을 알아보고 있었고, 샵 도착하기 전까지 파리 in – 취리히 out을 로마 in – 취리히 out으로 바꿨다.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꿈에 그리던 파리를 가지 못했고, 결혼 후 다음 해 임신과 출산, 코로나로 인해 파리는 꿈에서만 갈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간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고, 육아휴직을 빼고는 10년 동안 계속 쉬지 않고 일하다가 첫 이직 전 1달 간의 자유 시간이 생겼다. 자유 시간이 정해지자 마자 바로 알아봤던 건 파리행 티켓. 남편과 아이까지 함께 파리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왔고, 눈 뜨자마자 문 연 숙소 앞 갓 구운 뺑오쇼콜라 한 입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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