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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oung Jul 11. 2021

서로에게 힐링이야

교사도 제자로부터 위로를 받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사의 모습은 어떠할까? 내가 교사가 되기 전 까지만 해도 난 교사란 전공 과목 가르치고 생활교육해주는 ‘모든 것에 대해 학생을 지도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선생님을 만났던 학창시절을 떠오르면 선생님의 역할은 딱 저 정도만큼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가 되어보니 내가 예상했던 역할보다 더 많은 역할을 교사가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들은 교사가 해야 했고 행정일은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 놀랐다. 사실 교과 수업 전문성 개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시작했다가 ‘이런 일까지 교사가 하는 거였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힘들었다.





   임용고시 준비를 할 때 주위 은사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어느 분도 진짜 교사생활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려주지 않았다. 교과의 전문성, 학생들과의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 뿐. ‘미리 진작에 알았더라면 덜 실망 했을텐데..’라며 아쉬운 마음으로 나는 2018년도 2년차 때 학교의 여러 일들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리반 학생 E가 교무실에 찾아와 상담을 요청한다.


“지금 너무 힘들어요. 샘..”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E. 너무 놀라 E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생이 내 앞에서 힘들다고 닭 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데 처음에는 너무 놀라 어찌할 줄 몰랐고, 힘든 E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도 슬퍼서 공감하고 함께 아파했다. 나도 이야기 들으면서 힘들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E에게 위로를 했다.


여러 선생님들이 있는 큰 교무실임에도 불구하고 난 열심히 상담했는데 어느 순간 E에게 하는 말이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힘내라고. 지치지 말고. 지금 잘 하고 있는거라고.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네 생각대로 네 맘이 가는 데로 옳다고 생각하면 지치지 말고 진행해나가.’


E는 마음을 추스리고 감사하다며 돌아갔다. 상담 이후 E는 많이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지만 이상하게 내가 E를 위로하고 토닥여준 것이 아니었다. E에게 위로를 했지만 동시에 나에게도 힘내라고 다독여준 것 같았다.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 뿐만 아니라 상담자도 치유가 된다는 그것인가.. 이를 E와의 경험을 통해 나도 느끼게 되었다.







  E와 상담을 한 후 내 마음도 위로가 되었는지 학교생활 적응의 힘듦과 어려움이 눈 녹 듯 사라진 기분이었다. ‘다시 으쌰으쌰 지내야지!’라는 마음이 더 커져 나도 많이 좋아져 여유가 생기고 학교 생활을 다시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E와의 상담 후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선생님은 항상 학생을 지도한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의 엄마는 담임 선생님이니까 힘든 마음 토닥여주고 위로해주는 부모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 역시 나의 제자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제자들은 나의 힘든 마음을 토닥여주는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내가 잃어버렸던 모습을 보게 되어 힐링이 되기도 하고 학생들의 좋은 모습을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내가 가지지 못한 성격이나 마음 씀씀이를 보이는 학생을 보면 ‘저런 모습과 성향 성격이 다른 사람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구나.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배려심을 가지고 있구나. 배워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교사라는 이유로 학생들을 지도해야만 하는 위-아래 상하 관계라기기보단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좋은 수평적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와 학생은 서로 각자의 인생을 가다가 한 길목에서 만나게 된 인연이다. 그리고 서로의 인생사에서 깨달음, 배움, 그리고 선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귀한 역할이 되어주는 관계인 것 같다. 매해 학기가 시작 할 때마다 ‘올해는 나에게 어떤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기 위해 어떤 제자들을 만나게 될까?’생각하게 된다. 가르치는 기쁨보다 제자들로부터 배우게 되는 말랑거리는 기대감으로 나는 제자들을 기다리고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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