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진첩 정리를 하던 중 반가운 사진을 발견했다. 2017년의 겨울. 대학교 모교 앞에서 제자들과 찍은 사진이다. 대학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 5명을 데리고 동기부여 시키고자 직접 기획하여 모교를 방문했다. 동아리방에 가고 학식도 함께 먹으며 대학생활을 간접 체험하도록 했다. 그때는 대학 캠퍼스에 서있는 자신들의 모습이 어색하다며 쑥스러워 하던 제자들이 이제는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함께 간 5명의 학생 중 2명은 지금 교사가 되고 싶어 임용을 준비중이다.
N과 H가 졸업하고 좀 지나 교사가 되겠다고 연락이 왔다. 나 같은 교사가 되겠다고. 내 과목으로. 기분이 묘했다.
‘내 제자들이 나와 같은 길을 꿈꾸고 있구나.’
벌써부터 어린 나이에 확고하게 교사가 되겠다고 자신의 길을 결정한 것이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내가 그 나이때는 놀기 바빴는데.. 내 제자들 나보다 더 빠르고 멋지네.
내가 가르친 제자를 동료교사로 만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행복한 상상을 하며 혼자 웃는다.
N와 H는 내가 첫 해에 담임이 없어 아쉬워 하던 중 대학 입시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하여 자소서 작성, 모의 면접 등을 도와준 학생들이다. 많이 도와준 것 같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이 녀석들이 그때 참 감사했다며 스승의 날마다 꼭 잊지 않고 아직까지도 연락을 준다.
N은 처음부터 사범대에 진학해서 지금 4학년이다. 임용 티오가 안정적이지 못해 내가 군대도 못 가게 하고 공부하고 합격 후 군대가라고 했더니 말도 참 잘 듣고 열심히 공부 중이다. 지금은 내가 걸어왔던 길 임용고시를 보는 첫 해인데 처음 시험을 보는 해라 많이 긴장되고 힘든 지 연락오는 주기가 짧아졌다.
그 길이 너무 지치고 터널 속 어둠속에 갇혀 내가 지금 잘 나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수험생활의 어려움을 나도 경험했기에 N에게 힘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내가 느낀 불안함을 내 제자는 조금이라도 덜 겪고 합격했으면 하는 바람에..
나 역시 수험생일 때 교수님, 은사님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난 교사가 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다.
조건 없이 도와 주시는 따뜻한 마음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 난 다짐했다. 나도 교사가 된다면 학생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한 많은 도움을 주기로.
그래서 대학 입시는 내가 해왔던 길이고 자신 있는 분야이기에 자소서도 봐주고 현실감 있는 조언을 해주려고 노력했다. 이 마음이 잘 전달되었는지 아직까지도 감사하다고 연락하는 제자들이 있어 뿌듯하다.
항상 내가 감사인사를 전했던 제자의 역할에서 차츰 감사를 받게 되는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음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나도 이렇게 점점 학생의 입장에서 교사가 되어가고 있나 보다. 받는 것에 익숙했던 나인데 내가 가진 것을 베풀고 나눠주고 도움 주는게 자연스러워지는 교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까톡까톡’ N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샘 너무 힘들어요.”
정성스레 답해준다.
“할 수 있어! 지금 지칠 때야. 마라톤이니 처음부터 너무 애쓰다가 힘 빼지 말구. 너무 하다가 힘들면 또 학교로 와~ 샘이랑 이야기하자.”
“네.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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