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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Oct 04. 2019

책을 잘 굽는 방법 3가지(교정/교열/윤문)

나는 책쓰기가 가장 쉬웠어요

책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잘 익혀야 한다. 글을 맛있게 읽히려면 먼저 그 글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특성이 다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문서를 쓰는데 바싹 굽게 되면 사실만 나열하게 되어서 질겨져서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없는 최악의 글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글이 잘 익어야 됩니다. 


반대로 글이 재료와 잘 맞아서 어울릴 때는 노릇노릇하게 구웠을 때 고소하고 맛이 더 좋은 것처럼 맛깔스러울 것입니다. 어디 글뿐이겠습니까. 관계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어렵죠. 글도 한순간 아이디어를 넘어서 좋은 글이 되려면 경험에서 우러나와야 할 것입니다.

글의 종류에 따라서 요리하는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기획서는 컨셉이 중요한 반면에 보고서는 상사의 의중을 알아야 합니다. 사업계획서는 사업 아이템과 비즈니스 가능성에 따라 다르고 제안서는 고객사에게 요청하는 것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내용을 구성하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글의 종류에 따라서 요리 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책쓰기를 할 때 가정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교정(校訂)

글을 굽을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큰 덩어리로 보면 오자나 탈자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적당량으로 나눠서 보면 잘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장에서 잘못된 글자를 바르게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오자(誤字), 탈자(脫字), 오류(誤謬), 탈루(脫漏), 등 잘못되거나 빠뜨린 글자를 수정하는 것입니다.


다음 중 틀린 것을 알맞게 고쳐보세요.

A)가름을 잡을 수 없습니다.

B)일과 놀이를 갈음합니다.

C)인사에 가늠합니다.

(이렇게 고쳐야 합니다)

A)가늠을 잡을 수 없습니다. -> 목표에 맞게 안 맞음을 헤아리는 표준을 말합니다.

B)일과 놀이를 가름합니다. -> 함께 하던 일을 가릅니다. 구별합니다.

C)인사에 갈음합니다. -> 같은 것으로 바꿔 대신합니다.  


교정은 본문의 내용에서 문맥에 맞지 않는 단어나 맞춤법 정도에서 오타를 고치는 작업을 말합니다. [네이버 사전](https://dict.naver.com/)을 검색하거나 [맞춤법 검사기](http://speller.cs.pusan.ac.kr/)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문장이 좋다는 의미에는 어법에 맞는 글을 전제로 합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문법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전달력이 좋은 글일수록 단순하면서도 명료합니다.

2. 교열(校閱)

교열은 원고의 내용 가운데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치며 검열하는 작업입니다. 언어의 역할은 전달을 위해서입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전달에 용이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화되고 진화되어 왔습니다. 보통 단어를 놓고 글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글이라고 하면 뜻을 담은 문장을 말합니다. 교열이라고 하면 적어도 문법에 맞는 글을 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내용이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A) 21세기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중에 사람들과의 갈등과의 그로 인한 인간에 대한 미움과 불안,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라톤은 현대인에게 소중한 스승이다.


B) 21세기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과의 갈등이 생겼다. 그 때문에 인간을 미워하고 불신하였다. 그래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마라톤은 현대인에게 소중한 스승이다.


A)는 문장이 길고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비해, B)는 문장을 짧게 나누고 문장의 오류를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글을 구우실 때는 전체 내용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잘 읽힐 수 있는지를 찾는 과정입니다. 글을 너무 잘 익히려고 자주 뒤집어 버리면 나중에 뒤죽박죽인 글이 됩니다. 글의 표현만 생각하지 말고 글의 내용을 구성하면서 글을 구워야 합니다. 너무 만지작거리면 나중에는 처음 생각했던 착상과 멀어져 갑니다.


3. 윤문(潤文)

무엇보다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것을 윤문이라 합니다. 어떻게 글을 매끄럽게 할까요? 매끄러운 글이란 쉽고 빠르게 전달되는 문장입니다. 문장이 전달에 용이하도록 단어와 어순 등을 골고루 살피는 것이 윤문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문장에서 틀린 단어를 고치거나, 적당한 단어로 교체하는 것은 교정과 교열이라고 합니다. 윤문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관념을 갖고 계신 사람들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문학에서는 윤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문학은 언어 자체로 하는 예술이다 보니 문장 하나가 하나의 세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문한다고 함부로 고치면 작가를 무시한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출판을 위해서 윤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윤문을 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이유에도 기교만 많이 부린 문장이 난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멋 부린 문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고급적인 문장보다는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맛있는 글을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글을 꾸준히 쓴다는 것입니다.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초고를 쓰는 것입니다. 먹기 편하게 잘라줘야 독자가 잘 읽습니다. 쫄깃한 문장은 그만큼 공이 들어갑니다. 글을 구울 때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초고를 쓰고 묵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글을 쓸 때 초고를 쓰면 퇴고를 할 때는 자꾸자꾸 뒤집으면 내용이 뒤죽박죽 됩니다. 하나의 컨셉으로 익을 때까지 밀고 가야 합니다. 자꾸 뒤집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꾸욱 참고 생각을 익히는 사람이 좋은 글을 굽습니다. 맛있는 문장을 쓰려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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