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공감되는 그림일기
09화 섬뜩한 쓰레기
엄마와 오래간만에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리며 대청소를 하기로 하였다. 그중에는 몇 년 동안 입지 않아 장롱 속에 박혀있던 아빠의 자켓, 이제는 필요 없어진 아빠의 국어사전도 숙청 대상이었다. 버린다고 말씀드리면 결사반대할 아빠를 알기에 우리 모녀는 몰래 버릴 계획을 세웠다.
그로부터 며칠 후, 문득 천장 쪽을 봤더니 지난 대청소 때 버렸던 아빠의 사전과 자켓이 안방 장롱 위에 떡하니 있는 것이 아닌가.
쓰레기 VS 노 쓰레기
물건에 발이 달렸을 리는 없고... 장롱 위에 손이 쉽게 닿으며, 이런 오래된 물건을 소중히 여기시는 것도 단 한 명, 아빠뿐! 우리 모녀의 계획이 들킨 것에 한 번 놀라고, 그 물건들을 다시 가져와 장롱 위에 숨겨놓으신 아빠께 두 번 놀라고... 버릴 것이 있으면 다음에는 더 몰래 밤에 버려야겠다. 다시 마주치면 섬뜩하니까.
물건을 잘 버리지 않으시는 알뜰하신 우리 아빠. (그렇다고 쓰시지도 않으시는 우리 아빠.)
그래도 사랑합니다!
글, 그림: 고고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