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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r 08. 2021

돌담길 함께 걸을래요?

경북 군위 여행 5

소소한 이야기가 있는 군위여행은 크게 3코스로 나눠져 있어서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앞서 소개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와 화본역은 군위의 가운데 지역을 돌아보는 제 2코스에 들어가 있으며, 2코스의 첫 여행지는 대율리 한밤마을이다. 부계면 한티로 2137-3

950년경 고려 중기 재상을 지낸 부림 홍씨의 입향조 홍란이라는 선비가 이주해 오면서 마을 이름을 '대이치'라고 불렀으나 이후 대율리로 불리고 있다. 대율리는 '큰 대, 밤 율'을 한자로 쓰는 이름이어서 한글로 지명을 바꾸어 한밤마을이라고도 한다. 집집마다 야트막한 돌담들이 쭉 둘러 쳐진 모습이 제주도를 연상시켜서 내륙의 제주도라 불리며, 수백 년의 세월에도 십리길 돌담과 고택들이 고스란히 보존된 채 두런두런 옛이야기를 나누듯 정겨운 모습이다. 이곳의 돌담은 마을이 형성되면서 집 지을 터를 닦을 때 땅속에서 나온 돌을 처리하기 위해 담을 쌓게 되었다고 하는데 일설에선 팔공산 북쪽 자락에 마을이 자리한 탓에 팔공산에서 흘러내린 돌을 주워 담을 쌓았다고도 하고, 1930년 경오년 대홍수 때 떠내려온 돌들로 축조했다고도 한다.

또한 붉은 산수유 열매가 꽃처럼 화사하게 돌담 위에 주렁주렁 열린 모습도 이채롭다. 이른 봄에는 노란 산수유꽃이 마을을 환하게 밝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울 것이다.

돌담길 사이사이에 동천정, 경의재, 남천고택, 대율리 대청(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62호), 부림 홍씨 종택, 대율사 석불입상(보물 제 988호) 등이 있고, 남천고택과 대청 사이에 있는 250년 수령의 잣나무 두 그루도 멋지다. 나는 마을 초입의 소나무숲인 성안숲과 돌솟대, 당산나무는 그냥 차로 쓰윽 지나치고 말았는데 이것들도 볼 만하다고 한다.( 김휴림의 엽서에 소개된 내용 참고.http://naver.me/GGhVxhlj)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잘 다듬어진 돌담길을 걷다 보면 고택뿐만 아니라 기차모양의 집이나 텐트를 마당에 친 양옥 등 특이한 집들도 마주치게 된다. 천 년을 이어온 한밤마을의 현대화를 살짝 엿보는 느낌이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공존을 느끼며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군위 대율리 한밤마을에서 번잡한 도심의 바쁨을 벗어나 한적한 산책을 즐겨보시길~!


* 경의재는 1879년 건립된 마을학교

* 남천고택은 군위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으로 민박을 겸하고 있다. 1박 2일 촬영지이기도 하다.

* 군위 대율리 대청(軍威 大栗里 大廳)
이 건물은 조선 전기에 건립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인조 10년(1632)에 중창된 학사(學舍)이다. 효종 2년 (1651) 과 숙종 32년 (1705)에 각 중수된 바 있으며, 1992년에 완전 해체 · 보수되었다.

이때에 부식재와 기와가 교체되었고 기단도 보수되었다. 대청은 이 마을 전통가옥들의 중 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율리의 전 지역이 사찰터였고 이 대청은 대종각 자리였다고 한다. 대청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서측 퇴간에만 간주(間柱)가 서 있다. 현재의 바닥에는 전부 우물마루를 깔았고 사면이 개방되어 있지만 중창 당시에는 가운데 마루를 두고 양 옆에 방을 둔 형태로 건축되었 던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조선 중기 건축물로써 기둥 위의 초익공(初翼工)의 수법이나 포 대공 등에서 나름대로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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