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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Apr 18. 2024

중요한 건 글을 쓴다는 것

왜 하필 웹소설이냐고?

자가출판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써 보자고 마음을 먹은 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가가 되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 않았으니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신춘문예 같은 공모전을 통해 등단하는 것. 그런데 이 나이에 내가 신춘문예에 나갈 수 있나? 나갈 수는 있어도 내 실력에 당선은 어림도 없겠지. 그렇다고 무작정 글을 써서 출판사에 투고하는 것도 가망은 없어 보였다. 내 글이 엄청 대단한 것도 아니고. 등단도 안 한 아마추어에게 과감히 책을 내 줄 출판사는 많지 않을 테니까.


그냥 취미로 글을 써서 혼자만 읽고 말 수도 있지만, 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세상에는 분명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있을 테니까 그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고 함께 웃으며 낄낄거리고 싶었다. 그러려면 어떻게든 책을 시장에 내놓아야 했다. 컴퓨터 하드에만 저장해 놓는 게 아니라.


그래서. 자가출판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글을 쓴 후 내 돈을 들여 출판하는 것. 그런데 굳이 종이책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나는 출판사를 통해 종이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다. (소설이 아니라 영어 학습서였지만.) 내 이름이 박힌 종이책에 대한 로망(?)은 초저녁에 다 채워졌다는 말씀. 그러니 만일 자가출판을 거라면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전자책이 더 나아 보였다.


좋았어, 너로 결정했다.

전자책으로 소설을 내 보자.



나만 몰랐던 웹소설


전자책을 내기로 결정한 후 인터넷에 '전자책', '이북', 'ebook' 등의 검색어를 입력해서 검색을 했다. 전자책 소설을 사람들이 많이 읽는지, 메이저 출판사에서 나온 게 아닌 독립출판물도 수요가 있는지, 판매처는 어디 어디가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색하던 도중 의외의 단어를 만났다.


웹소설.


이게 뭐지? 처음 보는 단어다. 웹툰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았는데 웹소설은 처음 듣는다. 조금 더 검색을 해 보고 깜짝 놀랐다. 웹소설은 인터넷에 올리는 소설인데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누구나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단다. 처음에는 무료지만 독자가 많고 인기를 얻은 웹소설은 유료로 판매도 할 수 있으며, 완결이 된 후에는 전자책으로도 만들어진다고 했다.*


자가출판이라도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웹소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내 글이 충분히 인기를 얻으면 출판사가 알아서 전자책으로 내 줄 거니까. 물론 그전에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겠지만. 마치 선택을 받아야 연예인으로 데뷔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형식이었다.**


와, 이건 대박인데.

이 좋은 걸 나만 몰랐던 거야?



중요한 것만 잊지 않으면 돼. 내가 갈 길을 인도해 줄 거야



중요한 건 글을 쓴다는 것


미국에 산 지 오래라 웹툰도 본 적이 없다. 그저 인기 프로그램에 웹툰 작가 이름이 오르내리니 웹툰이라는 게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웹소설은 더했다. 나뿐만 아니라 지인 중에도 웹소설을 보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런 것이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처음 소설을 써 보려는 내 처지에 딱 맞는 것 같았다.


웹소설. 해 봐도 될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쯤서 나는 잠깐 진정하고 찬찬히 생각을 해 봤다. 소설을 써 보겠다고 결심했는데 갑자기 목표를 웹소설로 틀어도 되는 걸까. 한 번도 읽어 보지 못한 웹소설이라는 분야에 뛰어들어도 되는 걸까. 그리고 곧 Why not?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글을 쓰고 싶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 글이 소설이냐 웹소설이냐 하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내가 쓴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빨리 보여줄 길이 있다면 그걸 선택하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중요한 건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사람들과 나눈다는 거니까


그렇게, 내 꿈은 웹소설 작가가 되었다.




*, ** 여기에서 언급된 것은 웹소설 사이트 '문피아'에 대한 내용이다. 다른 사이트는 정책이 조금 다르다. 각 사이트에 따른 차이점은 추후 차차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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