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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Apr 15. 2024

46일.

그동안 연락이 좀 뜸했죠.

잘 지내고 있었어요?

나는 잘 지냈어요. 정말요.

조금 바빴어요 그동안.

당신처럼 열심히 살려고, 그래야 하니까.

그래서 열심히 살았어요.

바쁘게 일하고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자꾸 당신만 생각나더라구요.

우리 잠깐 떨어져있었을때요. 지금처럼.

그 때 당신이 그랬잖아요.

자꾸 시간이 비면 자꾸만자꾸만 내가 생각나서

일부러 더 많이 뛰고 움직였다고. 

나도 그랬어요.  그랬더니 당신 생각이 좀 덜 나더라구요.


어느덧 5월이 코앞이네요. 

어제부터 계속 비가 내리더니 하루종일 흐리기만 하네요.

당신이 있는곳은 원래 비가 자주 오니까

나랑 같이 있었어도 익숙했을 거예요 이런 날씨가. 그쵸?

바쁘게 일만 하다가요.

갑자기 당신 사진을 봤는데, 조금 미안했어요.

내가 너무 바쁘게만 살았나, 싶게

당신 얼굴을 보는데 그게 조금 낯선 느낌이 거에요.

내가 너무 신경을 안썼나, 마음이 덜어졌나 싶어서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어요.


그래도 알잖아요. 우리는 늘 함께 있다는 거.

둘 중 하나가 바쁠때는 늘 한 쪽이 기다려줬던거

그래서 서로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는거.


고마워요.

우리는 서로를 더 단단하게 해주는 존재인 것 같아요.

뭐라고 해야할까요. 사랑 그 이상이요. 

우리는 그런 관계같아요.

내일까지도 영 흐릴 것 같아요.그래도 나는 내 일을,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겠죠..


다음달에 당신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일보다 문득 시간이 지나가서,

‘어, 내일 모레가 당신이 오는 날이었구나.’ 하는 설렘을 주고 싶어요.

나한테요.

그래도 매일 기다릴게요.

당신 오면, 우리 손잡고 서울숲에 가요.

가서 하루종일 잔디에 누워 당신의 팔을 배고 낮잠을 자고싶어요.

당신이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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