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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Apr 25. 2024

48일

슬퍼야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사는동안 느낄 수 밖에 없던 무수한 감정들의 가장 아래에 깔려
있는줄도 몰랐던,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사랑은
슬픔이라는 감정에 발가벗겨진채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슬퍼야만 사랑인 줄 안다는 사실이,

결국 또 다시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일까요.

당신과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던 얼마간의 시간동안,

외로움에 슬픔에 그리움에 흘린 눈물이 모조리 사랑으로 변해버렸어요.

따뜻하고 고소한 라떼를 마실때면, 늘 너무 맛있다며
눈이 휘어지게 웃던 당신이 떠올라, 슬펐구요.
추운 겨울에 칼바람이 불어 날카롭게 볼을 베고 지나갈때도,
추운 날이면 
더욱이 내 손을 꼭 쥔채
당신의 주머니에서 놓아주질 않던 따스함에 슬펐구요.

길거리에서 아이들만 보면 귀여워 어쩔줄 모르던 당신 때문에,
아이들만 보면 괜시리 눈을 돌렸습니다.


슬픔은 사랑을 온 세상에 드러내요.

가슴속에 평생을 품고있던 누군가에 대한 미움과 원망도

결국엔 눈물과 함께 목청껏 터져버리게 됩니다.


그러니 어서 돌아와요.

당신이 비어있던 곳에 고여버린 슬픔들이 목 끝까지 차올라
사랑에 숨이 막히기 시작했어요.

어서 돌아와 이 사랑을 그만 걷어내주세요.

그리고 우리는 잔잔한 사랑에 누워, 
함께 둥실거리듯 그렇게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면 좋겠어요.


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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