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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Sep 14. 2024

사랑 군대 군인

와인 wine soldiers

3. Wine 240909

다음 생에도 함께하자 했더니 답이 걸작이다.


 누워있는 와인보다는 마시는 와인을 택한다고 했다. 술보다 못한 존재가 되었다. 초라해진다. 와인의 슬픈 현실이다.


아내로부터 아주 가끔, 하지만 꽤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것 같다.


사실 현재 집에서의 내 모습이다.



인정한다.


소파와 일심까지는 아니더라도 딱 달라붙어 있으면서 스마트 폰을 보는 것이 가장 편하다.


 내 체질을 태양인이라고 아내는 말한다.



상체가 발달한 반면, 하체가 부실한 신체적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처음 들은 때가 언제였는지 가물거린다.


직무 분야를 택해야 할 때쯤 몸이 약하고 체력을 고려해서 야근이나 밤샘 등 과로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다.


그때 와인이라는 단어를 썼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느낌을 갖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의견대로 했다. 물론 그 선택의 이유가 조언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제 내 나이 오십 대 중반이다. 요즘 들어 부쩍 저질 체력임을 깨닫는다.


글을 쓴답시고 몇 시간 집중하면 개운함과 성취감도 얻을 수 있지만 그 영향은 반드시 남는다.


한 번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트북을 붙잡고 낑낑거린 적이 있었다. 다음 날은 하루 종일 그로키 상태의 와인이 되었고...

돌아보면 좋지 않은 체질을 젊음과 열정으로, 책임감으로 보충하며 악으로 깡으로 버틴 것 같다.


이제는 그것들을 대체할 무엇인가가 필요함을 느낀다.


이대로 앞으로도 쭉 와인이라 불릴 수는 없다.


 어차피 이 몸뚱이 하나 눕거나 자는 것은 이 세상 하직하는 날부터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돼 새기고 몸을 추스르고 열정을 쏟아부을 대상, 와인을 일으켜 세울 끌림이 무엇일까?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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