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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축복 Oct 22. 2023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

봄이와의 행복을 위해 결정한 것 중 하나는 캠핑이었다.


봄이도 6살, 7살이 되면서 이제 다른 친구들이 주말에 뭘 하는지 엄마아빠도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유치원에서 다 듣고 왔다. 친구들이 엄마아빠와 주말에 여행을 가고 캠핑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는 반면에 봄이는 외할머니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봄이는 할머니댁에 한 번씩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게 일상처럼 주말에는 거의 집에만 있어야 했던 것이다.


봄이가 캠핑 가고 싶다고 거의 1년을 계속 이야기했던 것 같다. 엄마가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시면서 주말에 봄이랑 시간을 보내기로 생각했다. 사실 캠핑을 가면 봄이가 아빠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을 보고 속상해하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운 마음에 캠핑 가기를 꺼렸었다. 하지만 용기 내어 보기로 했다.


우리끼리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기로 했다. 서툴지만 봄이 와 너무 즐겁게 캠핑을 했다. 강가 근처에서 하기도 하고, 바닷가 근처에서 캠핑하며 바다에서 실컷 놀았다. 불멍 하며 그간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들이 다 날아가는 것 같았다. 여름에는 비가 엄청 쏟아지는데 우중캠핑도 다녀왔다. 우리의 시간을 영상으로 찍어두었다. 유튜브를 하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일단 핸드폰으로 영상을 남겨두었다. 사실 캠핑도 처음이고 영상도 처음 찍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일단 남겨두었다.


일도 해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부모님과 가족여행도 가야 하고 시어머니와도 여행을 다녀오고 등등,,, 일상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영상편집은 첫 캠핑하고부터 영상을 올리기까지 3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처음으로 긴 영상을 편집해 보는 거라 오래 걸리기도 했다.


첫 영상을 올리고 2주간은 큰 변화는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3천 정도 조회수가 나오더니, 그 후로 갑자기 조회수가 늘면서 구독자수도 늘어 한 달 만에 구독자 1200명, 첫 캠핑영상 조회수가 10만 회가 넘었다. 그만큼의 공감이 되었다는 의미인 것 같다.


고생한 만큼의 보상이 내려졌다.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서 광고도 붙일 수 있게 돼서 아주 아주 작은 커피값정도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댓글에 이혼하거나 사별했다는 사연들도 많고, 힘이 된다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물론 모든 영상들이 조회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 작은 시작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빨리 열렸다는 것에 감사한다.


나의 영상과 글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계속해서 작업해갈 예정이다.


그리고 봄이와의 행복을 위해 결정한 두 번째는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것이었다. 봄이 아빠와 결혼하기 전부터 키웠던 강아지가 있었다. 봄이 아빠가 떠나기 며칠 전에 이 아이도 잃어버리고 찾지를 못한 채 봄이 아빠도 떠나버렸다. 그 뒤로는 강아지 키울 엄두를 내지도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가족으로 새끼강아지를 한 마리 데려왔다. 동물을 싫어하시던 엄마도 새끼강아지가 따라다니니 예뻐하셨다.


봄이 와 외출했다가 들어가면 이 작은 털뭉치가 반겨주면 그렇게 위안이 된다. 둘 뿐인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봄이도 너무 기뻐하고 좋아했다.


상황은 나아질 수가 없고 내가 바꿀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살아내느냐는 오롯이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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