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는 싱가포르의 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전통과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이어나가고 있어서, 다민족 국가 싱가포르의 문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들은 어떻게 싱가포르에 정착하게 되었을까요?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며, 인도의 향신료, 비단, 귀금속 등의 전성시대가 옵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무역을 하기 위해 동인도회사 (East India Company)를 설립했어요. 이 회사는 무역 회사지만, 회사의 수장은 식민지 총독을 겸했기 때문에 단순히 회사라고만 볼 수는 없었습니다. 회사 영토 내에서의 사법 및 치안권, 어느 정도의 외교권을 가지고 있었고, 자체적으로 용병과 무장상선을 운용하기도 했거든요. 당시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던 것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였습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전성기 시가 총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애플 시가 총액의 10배에 달한다고 해요.
싱가포르가 위치한 말라카 해협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했어요. 유럽과 인도에서 중국으로 무역선이 가려면 인도양과 태평양 사이에 있는 말라카 해협을 지나야 했거든요. 1800년대 초에는 네덜란드가 말라카 해협의 무역 거점을 장악하고 큰 이득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승인한 배가 아니면, 대중국 무역이 거의 불가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관세를 매겼고, 다른 회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냈다고 해요.
이때,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 라플스가 등장합니다. 라플스는 영국인인데, 어린 시절에 아주 가난했대요. 14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동인도회사 런던 본사에 사환으로 취직합니다. 열심히 일하며 승승장구하던 라플스는 인도네시아에 파견이 되었고, 기회를 포착합니다. 말라카해협 어딘가에 새로운 항구를 세우는 계획을 세워요. 안전하고, 관세도 걷지 않는 자유무역항을 만든다면 각국의 배가 그 지역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어요. 그럼 비즈니스도 크고 지역도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819년, 라플스는 인도인 용병들과 함께 싱가포르에 상륙합니다. 이때 라플스와 함께 온 군인들이 싱가포르에 온 첫 인도인입니다.
이후, 라플스는 술탄(왕)과 조약을 맺고 싱가포르를 마침내 자유무역항으로 만드는 계획을 실현시켜 갑니다. 하지만, 이 당시 싱가포르 지역에 살고 있던 원주민은 1천 명이 전부였어요. 항구를 만들기에 수도 적고, 기술도 없었겠죠? 그래서 라플스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라플스가 영국에서 온 동인도회사 직원이었던 것 기억하시죠? 이 당시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인도에서 값싼 인력들을 데리고 오기로 합니다. 이렇게 항구와, 도로, 정부 빌딩을 들기 위한 기술자들이 대거 들어오고, 이후에는 트레이더, 금 관련 종사자와 상인들이 이주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모인 인도사람들은 처음에 Civic District (올드타운)과 맞닿아있는 현재의 차이나타운 지역에 거주했어요. 1900년대가 되며 인구밀도가 급격히 높아지자, 현재의 리틀 인디아 지역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큰 꿈을 품고 이국땅에 왔지만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인도 사람들은 리틀인디아 중심부에 악을 파괴하는 여신인 칼리를 모시는 사원을 짓습니다. 1855년 지어진 사원이고, 칼리 조각상은 인도에서 가지고 왔다고 해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군이 공습해 왔을 때, 인도계 사람들은 칼리의 보호를 기원하며 이 사원에 숨어있었다고 해요. 실제로 사원과 사원 내 모든 조각들은 폭격을 받지 않고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사원 앞에는 새 차를 산 가족이 기도를 드리고 있었어요. 차의 모든 면을 돌면서 악을 파괴하는 칼리 여신에게 안전 운행을 위한 기도를 드리고 마지막에는 코코넛을 깹니다. 장애물을 없애는 것을 상징한다고 해요.
리틀인디아 곳곳에서는 생화를 팔고 있는 꽃 가게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꽃가게와는 달리 줄기 부분을 짧게 잘라서 전시해두고 있어요. 힌두 사원에 가기 전에 꽃들을 엮어서 가느다란 줄에 엮어서 목걸이처럼 만들기도 합니다. 가랜드라고 부르는데요, 존경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색깔별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흰색은 순수함과 평화, 빨간색은 사랑과 열정, 분홍색은 행복, 노란색은 희망과 행복, 파란색은 평화와 안정, 보라색은 지혜와 창의성을 의미한다고 해요.
리틀 인디아의 케르바우 로드 한 구석에는 사지브 디지털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이 사진관은 인도에서 온 노동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튜디오 중에 하나였대요. 사랑을 찾는 사진관이라고 알려져 있거든요.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싱가포르에 일을 하러 온 젊은 남성들은 여기서 사진을 찍고, 고향에 사진을 보내 아내를 찾았습니다. 사지브 씨에게 성혼율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 웃으면서 100% 성공률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테카센터는 1915년 유제품 파는 곳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확장되어서 1930년에는 'people's market'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해졌고, 지금까지도 리틀인디아의 랜드마크입니다. 현재는 300여 개의 상점이 모여있는 아주 큰 규모의 시장이고, 싱싱한 식재료와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테카센터의 호커센터 (푸트코트)는 70% 이상이 인도 음식을 팔고 있어요. 싱가포르 내 대부분의 호커센터는 중국계를 위한 음식을 팔고 있기 때문에, 아주 특별한 공간입니다. 여기에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선정한 음식점이 포함되어 있는데 최대 7달러 (약 7,000원)에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