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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까지 직항으로는 못 가는 이유

by 박지욱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가장 먼 곳은 어디일까? 지구는 둥그니까 지구 반대편이 가장 먼 곳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남아메리카 우루구아이의 몬테비테오 앞바다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으로 땅을 파고 나가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위도와 경도를 이용해 계산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서울의 위도 경도는 북57/동126 이다. 그렇다면 지구 반대편의 위도/경도는 남37/서56인데 지도를 찾아보면 우루구아이의 수도 몬테비데오 앞바다가 나온다.

뉴욕(NYC)은 북40/서74로 지구 반대편은 남40/동106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남서쪽 인도양 바다다. 싱가포르(북1/동203) 컬럼비아로 페루국경 지대(남1/서73)다. 아랍 에미레이츠의 아부다비(북28/동54)는 남태평양 한가운데(남28/서126으로 )이고, 런던(북51/경0)의 정반대편은 뉴질랜드의 동남쪽 바다(남51/경180로)다. 짐작했겠지만 이 두 지점을 연결하면 지구에서 가장 긴 항공 노선이 된다.


우리나라는 우루구아이로 가는 직항 편은 없고 대신 근처(직선 거리로 1,500Km 떨어진 )인 브라질 땅 상파울루까지 가는 항공 노선이 있다. 그것도 미국의 LA를 경유해서 간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뉴욕 노선이, 싱가포르는 남아메리카 노선이, 런던은 뉴질랜드 노선이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노선일텐데 이 역시 직항 노선은 없다.

서울~몬테비데오는 항공 수요가 크지 않겠지만 뉴욕~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 노선, 런던~뉴질랜드는 항공 수요도 꽤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왜 직항 노선이 없는 걸까? 그럼 지금이라도 하나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 글을 읽는 독자가 항공사 사장이라고 가정해보자. 서울~몬테비데오에 직항 노선을 띄우기로 했다. 일단 두 도시간 거리를 알아봐야지? 지구 둘레는 4만km(초속 30만km의 빛이 1초에 지구를 7.5바퀴 도니까 쉽게 알 수 있다!) 이니 가장 먼 곳은 그 절반인 2만 km다. 서울~몬테비데오의 직선거리도 19,631 km로 나온다. 서울의 대극점 보다는 400km 가까운 거리다.

다음으로는 현존하는 가장 큰 여객기들 중 승객과 화물, 그리고 먼 거리를 날아갈 만큼의 충분한 연료를 다 싣고서 2만km 정도 날아갈 수 있는 비행기를 찾아보자.


에어버스사의 A380은 가장 멀리 가는 거리가 15,700 km 이고, 같은 회사의 A340-500 은 17,000km 를 직항으로 날아갈 수 있다. 보잉사의 B777-200LR 은 17,370km, B747-8I 15,000 km, B787-9 은 15,500km 를 날아갈 수 있다. 러시아의 안토노프 An-225 15,400km를 날아갈 수 있다. 그러니 아직까지는 그 어떤 비행기로도 지구 반대편으로 무착륙 비행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도시들 사이에는 직항 노선이 없는 것이다.

진에어 소속 B777-200ER 기가 제주국제공항에 착륙접근 중이다.현재까지는 최장거리비행 기록은 B777-200이 갖고있다.


하지만 최대한 그 근처까지라도 날아가려는 노력은 눈물겹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싱가포르항공의 SQ21/22 편으로 뉴욕을 직항으로 날아갔던 전설의 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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