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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떠나며

다시 떠날 날을 꿈꾼다

by 정안

축제와도 같았던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의 마지막 밤, 우리가 지나온 9일간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지는 않았다. 너무 많이 걸어 다녀서 온몸이 피로하기도 하고 짐도 싸야 하고 다음날 공항 가는 방법을 고민하느라 분주했다.


짐을 정리하면서 보니 삼성 텔레비전과 엘지 식기세척기, 숙소가 내 집같이 편안했던 이유 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고 선진국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마지막날 저녁 숙소 앞 화단에 피어 있던 장미, 우리의 아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추운 겨울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게 피어있다.


파리 15구에 있는 숙소에서 샤를드골 공항까지는 볼트로도 1시간이 넘게 걸렸고 비용도 6만 원이 넘었다.

우리는 파리 지도를 쫙 펼쳐놓고 메트로와 버스 노선을 연결하면서 방법을 찾아냈다. 볼트를 타고 메트로 포트 로열역으로 가서 RER B선을 타고 드골공항까지 가는 것이었다.


볼트는 전날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볼트를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아침의 파리 시내를 보니 저녁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화장을 지운 아름다운 여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토요일 파리의 아침은 비교적 평화로웠다. 파리에서 못한 것들이 남아 있으니 조만간 다시 오리라.


포트 로열역, 작지만 아름다운 역이다.

발권기에서 표를 끊는 것이 어려워 한참 동안 헤맸다. 우리도 허둥대고 있는데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우리에게 발권 방법을 묻는다. 우리가 노련하게 헤매고 있었나 보다. 프랑스 대중교통 발권기는 참 어렵다. 결국 직원이 출근하는 시간이 되어서 기계가 아닌 창구 직원에게 발권을 받았다. 시간을 넉넉히 두고 출발하길 잘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보내고 선물 몇 가지를 샀더니 비행시간이 다 되었다. 비행기를 타면 완벽한 휴식의 시작이다. 니스에 도착한 첫날 메트로 발권기에서 헤매던 시간부터 아픈 역사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남프랑스의 도시들, 신발 밑창이 헤지도록 걸어 다닌 파리까지의 여행은 새로운 것을 보고 낯선 사람들과 스치듯 교류하는 매력적인 시간의 연속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나에게 지인들은 묻는다.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9일간의 프랑스 여행에서 깨달았다. 여행은 풍경을 보기 위해 가기보다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는 것을. 풍경 속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친절과 배려, 따뜻한 마음이 오래도록 남아 한발 나아진 삶을 살아갈 힘을 얻고 나는 돌아왔다.


다시 떠날 날을 꿈꾸며.





남프랑스와 파리 자유여행 일정을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붙임자료로 넣어 두었습니다.

자유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유여행을 할 것인가 패키지여행을 할 것인가는 개인의 취향이고 선택입니다.

하지만 영어도 잘 못하고 길눈도 어두운 내가 자유여행으로 떠날 수 있었던 건 모르겠다 한번 가보자라는 막무가내식 용기였습니다.


처음 큰 용기를 내서 갔던 크로아티아 자유여행에서 '어... 이게 되네'하는 신기한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영국 자유여행을 갔는데 '와, 신난다. 된다!'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세 번째 프랑스 자유여행을 마치니 골목과 작은 도시들을 찾아다니는 여행까지도 꿈꾸게 되었습니다. 계획은 내가 만들었지만 자료들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준 수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세세하고 정성스러운 프랑스 여행기를 올려주신 모든 분들과 구글지도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연재를 마치며 그동안 '겨울에 떠난 남프랑스'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붙임자료 : 프랑스 여행일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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