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이야기. 발리의 지역별 소개
발리섬
소순다 열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서 동쪽 방향으로 3km가량 떨어져 있다. 전체 면적은 5780km2로 제주도의 세배 정도 크기이다. 발리는 한국의 행정구역으로 보면 도(프로빈시)에 해당하고 주도인 덴파사르 시(코타마니아)와 8개의 군(카푸파텐)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리인은 발리어와 표준어인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한다. 관광도시이다 보니 영어를 하는 발리인도 많이 볼 수 있다. 발리섬 인구의 92%는 지역화된 발리 힌두교를 믿는다.
발리는 우기와 건기가 있고 적도 남쪽에 있어 날씨는 북반구와 반대이다. 강우량이 가장 많은 달은 1월과 12월로, 해당 기간 동안 평균 300mm가 넘는 스콜성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쉽게 35도를 넘는다. 수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7~8월은 1년 중 가장 적은 비가 내리며 기온도 27도 정도로 여행하기 가장 좋다. 그러나 추천 시기는 4~6월과 9월이다.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리는 날씨와 적합한 해상 조건으로 극성수기에 비해 30~50%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발리를 여행할 수 있다.
덴파사르 Denpasar
덴파사르는 발리의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이다. 덕분에 현지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체험해 볼 수 있는 지역이다. 관광지로서 다른 지역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와 맛집이 즐비하다. 장기 체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물가가 비싼 지역인 스미냑이나 꾸따보다는 이동성이나 편의성, 집세, 물가를 고려해서 여기를 베이스타운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시설을 제공하는 타운하우스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덴파사르 남쪽에 자리 잡은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은 독립운동가이던 응우라라이 장군의 이름을 따왔다. 이 공항을 통해 매일 500여 건의 항공기가 드나들고, 연평균 200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찾는 인도네시아 공항 중 두 번째로 바쁜 공항이다. 제2의 국제공항은 북부 부레렝 Buleleng의 쿠부탐바한 Kubutambahan에 2021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꾸따 Kuta
덴파사르 공항 바로 위에 위치한 꾸따 해변은 일단 공항과 가장 가까울뿐더러, 고운 모래사장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절한 파도 덕에 초급자들이 서핑을 배우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서핑을 좋아하는 호주인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며 주변에 알려진 레스토랑들이 많고 워터파크와 대형 쇼핑몰이 위치하고 있다. 사이사이 골목 안쪽으로는 발리 내 다른 지역들보다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숙소들과 로컬 밥집이 즐비해서 배낭 여행자와 젊은 서퍼들에게 인기가 많다. 부산의 ‘해운대’와 방콕의 배낭여행객의 성지인 ‘카오산’의 분위기가 섞여있는 곳으로 언제나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르기안 Legian
꾸따비치에서 북서쪽에 위치, 해변은 꾸따와 같이 초급 중급자들이 서핑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며 레스토랑이 많다. 나이트클럽으로 유명하여 밤새도록 즐길 수 있는 거리라서 특히 밤에는 교통 체증이 심하다.
스미냑 Seminyak
해변으로는 더블식스 비치와 럭셔리 리조트들이 있고, 꾸따만큼 복잡하지도 않으면서 고급 레스토랑과 트렌디한 숍 들이 쇼핑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 풀빌라들이 많고 발리를 가본 사람이라면 모두 들어 봤을 ‘포테이토 헤드’ 레스토랑 겸 비치 클럽(메인 이미지)을 포함해서 스타일리시한 비치클럽과 바가 줄지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발리의 청담동’이라 불릴 정도로 특히 20~30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완벽히 갖추고 있다. 그만큼 체감 물가 또한 비싸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짱구와 함께 중급 서퍼 이상이 타기 좋은 서핑 스폿이기도 하다.
짱구 Canggu
짱구는 가장 활기차고 역동적인 해변이다. 특히 에코 비치는 발리섬에서 크고 파워풀한 파도로 유명한 서핑 포인트이다. 중급 이상의 서퍼들, 특히 서양인들이 많이 기거하면서 서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 논밭이었던 곳이었지만 스미냑이 땅값이 높아져서 짱구 지역까지 개발이 되게 된 것이다. 최근엔 스미냑에 이어 발리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중이다. 바투볼롱 비치를 중심으로 더 프랙티스 The Practice를 포함한 많은 요가 스튜디오들이 모여있으며 라브리사 La Brisa Bali 비치클럽과 도조발리 Dojo Bali 코워킹 스페이스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시골 같은 논밭 뷰의 풀빌라가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고 따나롯 해상 사원은 짱구의 북쪽에 있다.
짐바란 Jimbaran
발리 공항의 바로 남쪽에 있는 어촌 마을로 끄동안안 어시장이 가까워 로컬 냄새가 물씬 풍기는 소박한 지역이다. 저렴하고 신선한 해산물을 석양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울루와뚜 Uluwatu
울루 ulu는 끝을 뜻하고 와뚜 watu는 절벽(바위)을 뜻한다. 유명한 울루와뚜 절벽사원이 있고 에메랄드 빛의 시크릿 비치들이 위치하고 있다. 다른 관광지보다는 한적하지만 빠당빠당 해변은 고급 서퍼들이 애호하는 지역으로 우붓과 함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던 촬영지로 유명하다. 울루와뚜 로드를 따라 올라가면 절벽 위에 고급 리조트와 힙한 비치 클럽들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최고의 전망과 프라이빗한 분위기로 특히 신혼여행객들과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부자들이 휴가로 한달씩 체류하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누사두아 Nusadua
누사두아는 여행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동남아 휴양지의 모습을 가졌다. 잔잔하고 짙푸른 바다와 정리가 잘 된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해변을 끼고 전 세계 호텔 체인과 고급 리조트가 밀집된 단지로 유명하고 발리 컬렉션 대형 쇼핑몰이 있다. 특히 딴중 베노아에는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메인로드와 비치 사이에 리조트와 레스토랑, 스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꾸따나 스미냑이 젊은이들이 좋아할 번잡함이 있다면 리조트 단지의 셔틀로 누사두아 내의 이동도 편해서 가족 단위의 여행자들이 여유를 가지며 휴가를 보내는 지역이다.
사누르 Sanur
발리의 동쪽에 위치한 사누르는 1906년, 발리가 네덜란드의 식민지가 되면서 유럽에서 발리로 들어오는 주요 항구로 쓰였다. 1920년대 유럽 출신의 예술가들이 정착하며 그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해, 호텔과 식당이 지어지며 발리에서 가장 먼저 휴양지로 개발되었다. 이후 꾸따나 우붓 같은 주변 관광 지역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금은 잊혀진 도시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현지 사람들 같이 잘란잘란(어슬렁 거리며 산책하다는 뜻) 하기 좋은 곳이다. 다른 관광지에 비해 여유로운 해변으로 서양 은퇴자들과 장기 체류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주변에 많은 레스토랑이 위치하여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양을 즐길 수 있다. 우붓이 초록색이라면 사누르는 파란색이라는 표현이 있다. 파란색 하늘과 일출 바다가 아름다운 지역이다. 다이빙을 즐기러 다닌다고 하면 다이빙 포인트들이 대부분 동쪽 바다에 있어서 사누르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우붓 Ubud
열대 정글이 펼쳐진 발리의 내륙, 싱그러운 녹음과 구불구불한 지형의 계단식 논, 깊은 계곡 등 색다른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꾸따가 서퍼들의 천국이라면 우붓은 요기(yogi 요가 수행자)들의 천국이다. 우붓은 발리어로 의학, 의술을 뜻하는 '우밧 Ubad'에서 유래했다. 8세기경 "발리의 왕족이 병에 걸리면 우붓으로 요양을 갔다"라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자연을 통해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정화하려는 삶의 자세가 이 지역 깊숙이 배어 있다. 우붓을 지금처럼 세계적 요가의 본거지로 인식하게 만든 데에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 영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또한 2000년대 즈음부터 숫자가 늘기 시작한 요가스튜디오와 치유 센터들은 고요하고 목가적인 예술인들의 마을이던 우붓을 영적 교감과 치유의 마을로 새롭게 브랜딩한 면이 없지 않다. 또한 우붓을 중심으로 형성된 코워킹 스페이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찾고, 환경 운동가를 키우는 대안학교는 맨해튼의 교육열 높은 엄마들 사이에 관심이 뜨겁다. 또한 200여 곳의 비건(vegan 채식전문)식당이 있어 채식주의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왕궁과 원숭이 사원이 있는 몽키포레스트가 있고 전통 공예품을 파는 우붓 시장이 있다. 다른 발리 지역과 달리 산이나 밀림에 둘러싸여서 명상이나 요가를 즐길 수 있고 깊은 계곡 뷰의 리조트나 풀빌라 등이 유명하다.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해발 600m에 다다르는 뜨갈랄랑 계단식 논도 볼 수 있다.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인스타그램 스폿인 ‘발리스윙’ 은 계단식 논과 밀림을 배경으로 그네를 탈 수 있는 곳이다.
믄장안 Menjangan
발리 북서쪽에 자리한 발리 서부 국립공원에는 200여 종의 식물과 300여 종의 조류, 원숭이, 사슴, 이구아나 등 야생 동물들이 살고 있다. 믄장안은 이 국립공원에 속한 섬으로 발리 최고의 다이빙 장소로 손꼽힌다. 다양한 열대 어종과 산호 군락, 운이 좋다면 바다 거북이도 볼 수 있다. 물이 맑아서 스노클링만으로도 감동적인 바닷속 탐험을 즐길 수 있다. 섬의 이름인 믄장안은 인도네시아어로 ‘사슴’이라는 뜻이다. 매년 봄에 사슴들이 해변에서 뛰어놀면서 목욕을 한다고 한다.
누사 페니다 Nusa Penida
누사 페니다는 누사 열도 중 가장 큰 섬이자, 트레킹과 다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만끽할 수 있다. 아직 개발이 많이 된 곳이 아니라 편안한 휴식보다는 청정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독특한 모양의 끄링낑 비치를 비롯하여 브로큰 비치, 아투 비치, 크리스탈 베이등 해변 명소가 즐비하다. 특히 크리스탈 베이와 만타 베이는 가벼운 스노클링부터 스쿠버다이빙까지 즐길 수 있어 액티비티 애호가들의 발길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