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알 것이다. 우리가 한 달에 낭비하는 일회용 생리대가 몇 개인지. 매달 사용하고, 완경을 할 때까지 몇 십년을 구매해야하는 생리대를 일회용으로 소비한다면 그 낭비가 정말 엄청나다는 것을. 예전에야 대체재가 없어서 그랬다하지만 — 사실 면생리대는 엄청 예전부터 존재했다 — 지금은 생리팬티, 면생리패드, 생리컵까지 나온 마당에 사용 후 그냥 버리면 끝인 '편한' 일회용 생리대만을 선호하는 것을 용서 할 수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직 생리컵은 무서워서 생리팬티와 면생리패드를 사용 중인데 정말 만족스럽다. 생리컵은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지만 생리팬티나 면생리패드 같은 경우는 다소 비싼 첫 구매가격만 제외하면 시도해보기 쉽다.
나와 생리팬티와의 첫 만남은 2016년, 내가 캐나다 유학을 가기 바로 전이었다. 캐나다는 생리대 가격이 무척 비싸다는 얘기를 들어서 생리대를 미리 1년치를 사가지고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인터넷에서 싸이클린 이라는 유기농 생리팬티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어차피 대량으로 1년치 구매해야하는 거 생리팬티와 면패드를 도전해보자 싶어 구입을 하게 되었다. 생리팬티 7개와 면생리대 3개 묶음의 비기너 일주일 세트를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만원이 훌쩍 넘는 다소 비싼 가격이었지만 그래도 최소 3년 최대 5년동안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첫 구매 비용만 지불하고 나면 3-5년 동안은 낱개의 생리대를 살 일이 없으니 괜찮은 소비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했다.
생리팬티나 면생리대를 구매하기 전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 함은 역시 세척일 것 같다. 세척을 한 후 재사용하는 제품이다보니 귀찮기도 하고 깨끗히 세척이 된 건지 의심쩍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전 글에서도 계속해서 말해왔지만 대단한 게으름뱅이인지라 구매 전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아 나 같은 게으름뱅이도 충분히 사용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일단 사용한 생리팬티와 생리대는 세면대에 받아놓은 찬 물에 일단 충분히 담궈 피를 빼준다. 굳이 담가놓는 시간을 몇 분으로 규정해 시간을 체크하며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손을 씻으러 세면대에 자주 가기에 잊고 있다가도 세면대를 보는 순간 아, 나 빨래 중이었지, 생각이 난다. 피가 다 빠진 것 같으면 손으로 조물조물, 남은 분비물들을 제거해 준 후 세탁망에 넣어 세탁기에 돌려주면 끝이다. 남은 세탁은 세탁기가 알아서 해줄 것이다.
이런 과정이 귀찮다면, 생리컵을 선택하는 것도 또하나의 방법이다. 일회용 생리대의 대체용품은 다양한 종류와 모양으로 계속해서 세상에 나오고 있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라'는 규칙이 여기에서도 또 한 번 적용된다.
이런 친환경 생리팬티나 면생리대의 경우, 오가닉 제품인 경우도 많아 내 건강에도 좋다. 아무래도 민감한 부위에 직접적으로 닿는 제품이다보니 원료가 중요하다. 과거에 일회용생리대에 발암물질이 발견되어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생리대를 점점 더 얇게 만들면서 반대로 흡수력은 올리려다보니 화학성분이 늘어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안전한 면생리대나 실리콘생리컵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니 뭘 망설이는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어떠한 방법이든 좋으니 친환경 생리용품을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았으면 한다. 한달에 한 번 생리 때마다 쓰레기통이 다 쓴 일회용 생리대로 꽉꽉 차는 광경을 이제 보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