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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이 Oct 22. 2021

8. 선물을 고를 때 늘어가는 고민들

완벽하지 않기에 더 완벽한 지속가능한 삶의 기록

8. 선물을 고를 때 늘어가는 고민들


지구에 무해한 삶을 살기로 다짐하면서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을 줄 때마다 고민이 늘었다. 선물을 고르는 기준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오래 쓸 수 있고 친환경적인 물건들을 나누어주고 싶었다. 플러스로 내 취향보다는 상대방의 취향을 생각해 골라야 하다보니 어렵다 어려워. 


그래서 나 나름대로 선물을 고르는 기준을 정해뒀는데 기준들을 나열해보자면, 

첫 번째로는 과연 오래 사용이 가능한 물건인가, 

 째로는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물건은 아닌가, 

세 번째는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는가 이다.


오래 사용이 가능한 물건인가, 를 생각하다보면 선물을 받는 사람이 평소에 자주 쓰는 아이템들을 떠올리게 된다.책을 좋아하던 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오는 중이었고, 선물을 고르기 위해 너무도 당연하게 서점을 들러 친구가 좋아하는 책들을 훑고 있는데 문득 오래 사용이 가능한 특별한 책이 생각나는 것이다. 그것도 한 권이 아닌 수 많은 책들. 곧바로 '이북리더기'를 구매해 전자책을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와 함께 같이 선물한 적이 있다. 친구는 그동안 주었던 그 어떤 선물보다 올해 선물을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나또한 친구가 나를 만날 때마다 들고 나오는 이북리더기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또 다른 친구는 올해 새로운 곳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녀야한다 했다. 오래 쓸 수 있는 스테인리스 도시락통과 통 보관을 할 수 있는 천으로 된 프로듀스백 하나를 함께 선물해줬다. 두 선물 모두 매일 매일 사용할 수 있고 오래 쓸 수도 있는 내 기준에 부합하는 선물이었다. .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물건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작은 용량의 바디용품들이 한 박스에 모여 있는 '선물용' 제품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조금만 사용해도 금방 통이 비고, 그 통은 자연스레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그런 제품. 예전엔 여러 제품이 함께 들어있는 그런 선물 박스들이 큰 고민없이 고를 수 있어 선호되었다. 하지만 무해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은 후, 그런 선물은 환경을 생각하면 지양하는 게 맞다 생각했다. 반대로 내가 받았을 때도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바디용품을 선물하고 싶다면 차라리 친환경 바디 비누라든지, 샴푸라든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물하여 친구들에게 친환경 제품 첫 사용 기회를 선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원래 친환경제품을 애용하던 친구라면 더더욱 안성맞춤 선물이 될 것이다. 아참, 러쉬의 경우, 작은 제품들을 모아 선물박스로 많이 구성해 팔긴 하지만, 일단 매장에서 다 쓴 병들을 수거하기도 하고, 포장도 거의 플라스틱 제로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 예외로 친다 — 개인적으로 친환경적 브랜드 러쉬 참 좋아한다.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는가, 는 의류제품을 선물할 때 자주 고려하는 기준인 것 같다. 신발이나 옷, 혹은 악세사리 같은 것을 선물 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비건제품이나 리사이클된 원료로 만들어진 의류를 파는 웹사이트를 확인해본다. 즐겨 찾는 브랜드 몇 개를 말해보자면, 가방은 항상 비건 가죽 가방을 파는 Matt & Nat 을 확인하고, 옷은 비싸긴 해도 선한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를 선호한다. 신발은 합리적인 가격의 비건신발을 파는 북미 브랜드, Call It Spring을 좋아한다. 요즘은 다들 환경지향적인 마케팅을 많이 해 자라ZARA, 갭GAP, 혹은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 같은 일반 매장에서도 친환경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재활용된 폴리에스테르나 자연섬유로 만든 옷 혹은 신발들을 팔기도 하니 체크해 보는 것도 좋다. 


이것저것 체크할 게 많다보니 머리도 아프고 선물 하나 고르기가 쉽지가 않다. 방금도 친구와 열심히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선물 할 만한 제품들을 찾아봤지만 마땅히 부합하는 게 없어 허탕을 치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고민해서 저 까다롭다면 까다로운 조건들에 부합하는 선물을 찾아낸다면 그 때 오는 보람과 의미가 크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다보니 몇 몇 선물 후보들이 새롭게 떠올라서 얼른 다시 친구의 선물을 찾아 떠나고 싶다. 아직 내공이 부족해 선물 후보군들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런 지구에 무해한 삶이 나와 조금 더 밀접해진다면, 조금 더 쉽게 선물 후보들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으로 갈 길이 멀구나!  





완벽하지 않기에 더 완벽한 지속가능한 삶의 기록.

그 여덟 번째 기록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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