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빵 코끼리 보호센터에 다녀오다
치앙마이 머물던 삼박사일 중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시간은 바로 '코끼리'를 보러 간 때이다.
정확히는 치앙마이가 아니라 근교의 람빵이라는 도시. 그곳에 코끼리 보호센터 (Thai Elephant Convervation Center)라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구했다.
여행사 투어 프로그램을 알아볼 때는 이곳 말고 다른 곳을 데려가는 곳도 많았다. 저렴한 곳도 있었지만 대개 비쌌다. 하지만 이곳은 단체 투어보다는 개별 여행자가 대부분인 듯했다. 그리고 비용도 저렴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를 가지고 직접 가보기로 했다. 기본 입장료 백 몇십 밧만 냈더니 코끼리 먹이 값, 코끼리 타기 요금만 제외하고는 나머지를 모두 즐길 수 있었다. 가격 대비 아주 신기하고 멋진 경험이었다. 물론 이리저리 좀 헤매기도 했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지만 이것 역시 여행의 추억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투어 아니라 개별로 가서 좋았던 것은, 가서 아이 반응을 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시간만큼 마냥 보내다 올 수 있었다는 것. 여행 계획하며 아이가 가장 기대했던 곳이기도 하고, 다녀와서도 두고두고 얘기하는 곳이다.
치앙마이에서 람빵 방향으로 고속버스로 한 시간 반 거리. 치앙마이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람빵 가는 깔끔한 고속버스 타고 갔다. 종점까지 가면 안 되고 미리 버스 차장님에게 "쑨 창" 간다고 얘기해두면 한 시간 반쯤 고속도로를 달리다 도로변에 세워준다. 내리면 바로 앞에 정문. 정문 통과해서 티켓 사면 코끼리 열차를 타고 입장! 돌아올 때는 다시 코끼리 열차 타고 나와 고속도로를 두고 아까 내린 곳 건너편에서 치앙마이 가는 버스를 잡아 타야 한다. 고속버스지만 손 들면 고속도로에서 세워주었다. (문화 충격! 하지만 편리했다.)
이 곳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동물원에서 보던 우리에 갇힌 코끼리가 아니라 코끼리가 그냥 사람 눈 앞에서 여기저기 막 걸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끼리와 함께 사진 찍기는 기본이고, 코끼리 먹이 주기, 코끼리 쇼, 코끼리 타기 등등 다양한 체험 거리가 있었다. 코끼리 타기(별도 요금을 낸다)는 10분, 30분 코스가 있는데 30분 코스는 사람 허리까지 오는 물에도 들어간다. 물론 코끼리만 물에 젖고, 위에 탄 사람은 괜찮은 것 같았다. 기왕 탈거 가격차이도 크지 않은데 30분을 탈까 하다가, 아이가 좀 무섭다고 해서 10분으로 했다. 하지만 타보고 나서는 30분 탈걸 그랬다고 하더라. 그렇지, 시간도 시간이지만 코끼리 타고 물에도 들어갔으면 정말 신났을 것 같다.
코끼리 목욕 구경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 하루에 두 번 정해진 시간에 코끼리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강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는데, 정말 어디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코끼리 쇼도 재미있었고 특히 아이는 코끼리가 그림 그리는 것을 흥미로워했다.
코끼리가 먹는 풀에 섬유질이 많아,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사전에 본 후기에서는, 코끼리 똥 종이 공장에서 종이 만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시간이 안 맞았는지 그냥 널어 말리는 중인 종이만 구경하고 돌아와 아쉬웠다.
그밖에 코끼리를 늘 가까이서 보고 만지고 사진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뿐 아니라 아이 마음속에도 코끼리를 담아갈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