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기 전 달리기.
### 명상과 달리기 Day 380
2021년 5월 4일 화요일
새벽 명상, 아침 달리기, 책듣기-읽기.
비가 내리기 전에 달릴 수 있어 다행이다. 달리기를 마친 뒤 몸을 씻고 말릴 즈음, 창밖으로는 세차게 비가 내린다.
새벽의 명상은 어떠했나. 정자세로 누운채 시작되었다. 오늘도 가이드가 존재하는 명상을 했는데, 찬찬히 호흡을 세어보았던 것이다. 누운채 호흡을 센 뒤, 어느 시점부터는 어렴풋이 앉아 몸을 가다듬었다.
창밖의 흐린 하늘을 보고 날씨를 확인해보니, 오늘은 종일 비가 내린다고 했다. 특히 오전 7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4시 55분에 작업실 출근을 완료한 뒤, 중간에 집에 잠깐 들러 러닝복을 입은 채 #오전7시클럽 모임에 참석했다.
사당역 인근에서는 이미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다는 소식. 다행히도, 인왕산 자락엔 아직 빗방울이 거세지 않았다. 물방울이 점점이 떨어지는 정도.
하지만 비가 언제라도 세차게 쏟아질까, 빠르진 않지만 거의 멈춤 없이 달려보았다. 약간의 ‘치팅 타임’을 덧붙여, 달리기를 하지 않을 때도 읽고 들었던 쥐스킨트의 [비둘기]는 아쉽게도 오늘 달리기 중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들어버렸다.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궁궐 담벼락 아래서 필사적으로 또 다른 픽션을 검색 후 선택한 책은 줄리언 반즈의 [10과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이 책은 출판사 또는 저작권자와의 계약 만료 2021년 5월 7일(금)까지 마이 셀렉트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당장 읽지/듣지 아니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한편, [비둘기]의 막바지에서 달리기를 생각나게 하는 구절을 발견했는데:
“보행은 마음을 달래 줬다. 걷는 것에는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어떤 힘이 있었다. 걷는 것은 규칙적으로 발을 하나씩 떼어 놓고, 그와 동시에 리듬에 맞춰 팔을 휘젓고, 숨이 약간 가빠 오고, 맥박도 조금 긴장하고, 방향을 결정할 때와 중심을 잡는 데 눈과 귀를 사용하고, 살갖체 스치는 바람의 감각을 느끼고 - 그런 모든 것이 설령 영혼이 형편없이 위축되고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크고 넓게 만들어 주어서 - 마침내 정신과 육체가 모순 없이 서로 조화로워지는 일련의 현상이었다.”
덧붙여, 30년이 넘는 번역가 경력을 통해 200권이 넘는 책을 번역한 유혜자 님의 역자 후기 중에서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남의 마음 속에 깊숙이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작업이라서 창작보다 오히려 더 힘든 산고를 겪고 다시 또 한 권의 책을 내놓게 되어 기쁘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약 15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80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4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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