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면 미안하다"고 말해주세요.

너는 어려서도 혼날 만한 일은 안 했어...

by michaela

엄마랑 소파에 앉아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고 있었다.

엄마가 도장부부의 딸 ‘하영이’를 보면서


“쟬 보면, 너 어렸을 때가 생각나.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하냐? 너도 그랬어.

그러고 보면, 넌 참 어려서도 혼날 만한 일은 안 했어.”


하는데,

내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지금 엄마가 한 말을 일찍 좀 해주지 그랬어..

나는 내가, 잘못하는 게 참 많은 아이인 줄 알았잖아.

모자 잃어버리고 엄마한테 혼날까봐 걱정하던

국민학교 시절로 가서 얘기해줘.

성적 떨어져서 대학 못 갈까봐 조마조마하던

고등학교 시절로 가서 얘기해줘.”


엄마는 풍만한 가슴으로 나를 꼭 안으며

“미안하다고 했잖아..

돈 없고 배운 거 없이

너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앞설 때면

자꾸 화를 내게 되더라고.”


많은 부모가 자식의 고백에 “그랬다면 미안하다”가 아니라 “그랬다면 이해해라”라고 합니다. 이들이 정말 자식 걱정을 한 번도 안 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걱정했을 것입니다. “미안했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사느라 바빠서 못 챙겼어. 네가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마음이 상했겠구나. 미안하다.” 이렇게 말해 주면 그 엉킨 실타래가 조금은 풀릴 텐데, 우리 부모들은 끝끝내 그렇게 말하는 것에 참 인색합니다.

- 오은영, < 화해 > 중에서


엄마가 책을 안 읽은 건 분명하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열심히 보니까

거기서 힌트를 얻었을까?

나이 들어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까

스스로 박사님의 지혜를 얻게 된 걸까?


엄마의 진심에 단단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나의 국민학교 시절로 가서

지금의 나보다도 나이가 적은 엄마에게


“돈 많고 배운 게 많아도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잘하고 계셔요.

아이가 참 예쁘죠?

그 마음만 잘 전해 주시면 돼요.”


하며 토닥토닥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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