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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토성관측, 화성 및 기타 별 관측!!

민재와 함께하는 천문학 여행!!

by Far away from Aug 02. 2016

어제는 정말 의미있는 날이었다.

그간 별공부와 낚시공부에 빠져 식음을 전폐했던 나이기에 더 의미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8월 1일.

늦은 저녁시간 방학을 맞이하여 좀이 쑤시던 민재는 내가 가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근처 하천 옆 자전거 도로를 달린다. 민셔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해보려 하지만 요즘 걷는데에 맛이 들린 민셔는 자꾸 떼를 쓰고.. 모기에 뜯기며 강행군을 하던 중에 해가 지는 서쪽 하늘에 무언가 밝게 반짝인다.


서쪽하늘에 수성, 금성, 목성이 몰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얼른 스카이맵 어플을 켜서 서쪽하늘에 갖다 대본다. 요즘 계속 흐렸던 관계로 별 관측이 힘들었는데 오늘은 가능할까? 가능하면 좋겠다.. 민재에게 아름다운 행성을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목성이다!!!

목성임을 발견한 나는 민재를 불러세워 얼른 집으로 향한다. 엉덩이 통증도 잊은채 빛의 속도로 유모차를 날듯이 끌어 집으로 향한다. 왜냐하면 서쪽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고, 그 구름들은 목성을 집어 삼키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겁지겁 집에 들어가서 파인더 정렬을 하느라 베란다에 세워놓았던 천체 망원경을 서둘러 분해한다. 대충 차에 싣고 서둘러 구성고등학교로 고고!! 구성 고등학교는 운동장이 밝지 않고 사방으로 시야가 제법 확보 된 곳이라서 관측하기에 적합하다.


서쪽하늘을 보니 아직 목성이 빛나고 있다!! 능숙한 솜씨로 망원경을 조립하고 조임쇠를 풀어 망원경 각도를 맞춘다. 헉!!! 그런데 이게 왠걸!! ㅠㅠ 좀전까지 보이던 목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보이겠지 보이겠지.. 희망을 갖고 보다가 구름 사이로 빛나는 목성이 망원경을 갖다대면 혹시 보이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짐작하는 위치에 초점을 맞춰본다.


하지만 보려는 목성은 안보이고 엄한 별들만 보인다..


하지만 실망도 잠시.. 스카이맵으로 보니 북서쪽 하늘에 토성이 있다. 목성보다 밝진 않지만 빛나고 있다!! 민재에게 이 사실을 말하니 뛸듯이 기뻐한다. 아이들은 목성보다는 고리가 있어 신기한 토성이 더 호기심이 가는 대상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토성쪽으로 렌즈를 맞추고, 고배율 아이피스를 끼어 초점을 맞춘다.


토성이 확대되고.. 고리가 보이는 순간.. 진짜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정말이다... 너무 기뻐서 민재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별이 없어질새라 서둘러 보기를 독촉한다.


민재도 토성을 보고 나서 얼굴에 환희가 가득했다. 우리는 뛸뜻이 기뻐 하이파이브 백만번에 껴안고 강강술래 춤을 추고 그래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 조용한 운동장에서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실제로 우리의 힘으로 관측을 한 토성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다 똑같이 빛나고 있는 별 중에 어떤 별은 확대시켜도 별의 모양이고, 어떤 별은 저렇게 토성의 모양을 한 행성이다.


신기한 밤 하늘의 세계에 빠져 잠시동안 그 전율을 즐겨본다. 그리고 또 새로운 관측 대상을 찾던 중 토성 옆에 밝은 별 하나가 화성이란 사실을 알아낸다. 민재와 나는 얼른 화성쪽으로 방향을 돌려 초점을 맞춘다. 화성은 토성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지만 약간 붉은빛의 행성이라는 느낌이 있을뿐 토성보다 신기하거나 환희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토성과 화성을 관측하였다. 아쉽게 목성 관측에는 실패했지만 두개의 행성을 보았다.


민재와 다른 별도 확대시켜 보고, 밤하늘에 보이지 않는 별들도 망원경으로 보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시가 넘어간 시간.. 밤이 늦은 관계로 오늘은 여기까지 관측하고 가자고 하며 민재와 차타고 돌아오는 길에도 다음 관측에 대해 이야기 한다.


'민재야. 다음엔 우리 달도 보고, 목성도 보고, 관측할 수 있는 날을 찾아서 다른 행성들도 다 보자? 아빠가 공부 많이 할께~~'


'응 아빠. 나 천왕성이랑 혜왕성도 보고싶어.'


'그래 민재야 볼수 있는날 찾아 꼭 보자?~'


'응 아빠. 오늘 정말정말 신기하고 멋진 날이다. 토성봐서 너무너무 행복했어.'


이 말이 너무 좋다. 오늘은 너무 즐거운날. 의미 있는날. 멋진날..


그래.. 민재야 2016년 8월 1일은 멋진날. 우리 첫 하늘의 행성을 가슴에 담은날이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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