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애 Mar 09. 2017

아침형 인간 되기(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제 '아침형 인간 되기'라는 목표를 세웠고, 오늘은 그것을 실행한 첫 번째 날이다. 평소보다 3시간쯤 먼저 잠들었고, 평소보다 3시간쯤 일찍 일어났다. 피곤한 상태로 뭔가를 생각하지도 뭔가를 읽지도 않고, 전원 버튼을 끄듯 잠이 들고 불과 몇 십분 누워있었던 것 같았는데 알람이 울렸다. 다소 멍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왕딸기 세 개로 요기를 하고, 글쓰기를 시작한다. 아 새벽에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이런 기분이구나. 여전히 고요하고, 조용하고, 내 안에 있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데 지치거나 고갈된 상태가 아니라서 생각이 잘 떠오르고, 두뇌회전도 빠른 느낌이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각성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지만 일과를 시작한 오후보다는 감성적인 상태라서 좋다. 이런 여유, 고요, 삶을 여행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이른 새벽에도 만끽할 수 있으니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자!)


아침 5시에 기상해야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5시간 정도면 충분한 수면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는데, 문득 떠올랐다. 아마존 자기계발 분야의 베스트셀러였던 [아침 5시의 기적]! 그 책의 제목이 암묵적으로 내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힘들게 살아가는 삶을 강요받는 기분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제목이 그 내용과 상관없이 '청춘들은 언제까지 아파야 하는가'라는 씁쓸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언제까지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삶을 강요받아야 하는가'라는 반감을 불러있으키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형 인간이 되기로 다짐하고 나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처럼 새벽의 고요를 좋아하지만 아침형 인간이 되어 그 고요와 여유를 즐기면서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위로를 받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어제 오후, 단숨에 서점으로 달려가서 그 책을 샀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마라톤을 즐기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운동을 하기 위해 아침 5시 기상을 실천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선택만으로도 자신의 삶에 너무 많은 혜택이 생겨서 기적에 가깝다고 여겨 그 놀라운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나누고자 '5AM 미라클'이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아침형 인간이 되고자 상담을 요청했고, '아침 5시 실행 프로그램'을 통해 행동수정 전략을 전파시켜 꽤 많은 사람들이 아침형 인간이 되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제프 센더스의 [아침 5시의 기적]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 책은 경험과 사례를 중심으로 스스로가 계획을 짜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꽤 구체적으로 실행계획을 언급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아침 5시의 놀라운 힘을 언급하고 있어서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실, 나는 대단한 성공이나 기적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고, 내가 살아온 방식보다 더 나은 방식으로 변화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할 뿐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이겠지만 '더 나은'의 기준을 무엇으로 정하느냐는 개인차가 있다. 내가 살면서 '더 나아졌다.'라고 느꼈던 순간은 '더 해낼 수 있는 일이 생겼을 때'와 '할 수 있는 만큼의 정도가 점차적으로 늘어날 때' 정도인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무수히 많은 다른 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보르헤스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처럼 다른 선택으로 인해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관찰할 수 없는 우리는 그 층을 실감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는  경험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있다. 다른 선택을 한다면, 엄연히 다른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음을.


"작은 경첩 덕분에 큰 문이 쉽게 열리고 닫히듯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아주 작은 습관으로 미래를 판가름할 목표에 눈에 띄는 진척이 이뤄진다. 또한 내면에 잠든 최고의 모습에 어느 때보다 빨리 다가가고 무엇을 상상하든 이뤄지도록 추진력을 얻는다." - 제프 샌더스, [아침 5시의 기적]


사소한 행동들이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면 그런 행동들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당연히 느끼고, 생각하고, 이루게 되는 것들이 많을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생각에 집중하도록 방해하는 매체들과 자극이 너무 많아진 환경에서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활용하거나 그럴 수 있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저자는 TV를 끄고,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등 방해물이 없는 환경 조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아침 5시의 기적을 가져오는 것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몸에 이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러므로 나 역시 그동안 익숙했던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야 하며 나의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의지로 매일매일의 아침을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이다. 오늘처럼!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