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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한 달 살기 1일 차
집 떠난 지 12시간 만에 방콕 숙소로 왔습니다. 세 번째 오는 숙소인 데다 어찌나 챙겨 왔는지 착착 정리를 했습니다. 아이도 숙소가 마음에 드는지 목욕부터 했고, 샤워가운을 어디서 챙겨 입고 와 누룽지 끓여달랍니다. 김치도 썰어서.
이러려고 바리바리 싸왔지만 첫날 첫 끼 그것도 이 새벽일 줄 몰랐습니다. 한국보다 2시간이 늦으니 이 아이 새벽 3시 누룽지 두 그릇하고 코 골며 자네요.
공항에서 차분히 저를 잘 따라다니고, 생각지 못한 킥보드 포장 건으로 시간이 빠듯해(정말 게이트 가자마자 비행기에 올랐네요) 면세점 가며 아이에겐 물 받아달라 했는데, 든든히 잘했습니다. 일 학년답게 자기 차례에 딱 하고 말이지요.
다소 요란하게 듯 딴 나라에 온 걸 얘기했지만, 벌써 6개월 전 예약해 두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 시기에 제주항공 사고소식과 오늘까지 국가가 선포한 애도기간이다 보니 공항은 평소와 달리 차분했습니다. 주말 방학시작인데도 공항은 북적이지 않았고, LCC 항공 체크인은 보기에도 적었습니다.
랜딩 할 때는 도착했다고 좋아하는 아이 손을 꼭 잡았습니다. 도착했다! 잘 다녀왔다 환호했을 이들을 떠올리며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멀리서도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걸음에 힘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