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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구리 Oct 01. 2022

end, and

여러분 안녕~ 그리고 또 안녕!

 [end, and] 


 히말라야 트래킹 다녀왔어요!라고 말하면 누구는 대단하다고 말하고 누구는 다녀와서 변한 것이 있냐고 묻는다. 분명 나도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이 여행을 시작했을 것이다.  알라와 만나기 위해 메카로 향하고, 성배를 찾으러 그 수많은 발자국을 남긴 것처럼. 


 서울, 혜화동 낙산 언저리의 현관문을 열고 다시 돌아온 ‘나’는 무엇을 찾아왔냐고 다시 한번 묻는다면.

 글쎄…?

 여름날 한강이며, 서울 곳곳을 뜀박질하느라 까매졌던 피부 위에 새로운 깜장을 더한 게 달라졌을까? 제대로 된 세탁을 못해 출발 전 번쩍번쩍했던 고어텍스, 기능성 옷들이 빳빳함을 잃고 엉망으로 쭈글거리는 것이 변했을까?


 여전히 나는 아침 7시면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을 끄기 위해 침대맡을 더듬거리고, 분명히 알고 있는 급행열차 시간에도 늘 달음박질을 하곤 한다. 또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갈 때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겨울엔 고구마나 붕어빵을 손에 들고 신이 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또 다행히도 변한 것 없는 일상을 살고 있는 나에게 냉장고에 철썩 붙어있는 자석이며, 네팔 문양이 그려진 지갑 등이 낯선 그곳을 기억하게 한다. 난생처음 걸어보는 길,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그곳에서는 익숙한 이곳을 그렸을 때처럼 말이다. ‘일상을 여행처럼’이란 말이 떠오른다._평소 아주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다._ 우리는 일상의 돌파구 내지는 새로운 활력소로 여행을 찾는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다시 돌아올 일상을 그리기 마련이다. 


 나의 히말라야는 바로 내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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