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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맑음 스튜디오 Sep 18. 2022

겨우 내가, 감히 후배들에게 - 3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제시할 연봉 정하기

  세 사람이 있으면 집단이 형성되어 집단의 힘이 생긴다는 3의 법칙, 세 사람이 호랑이가 있다고 우기면 없던 호랑이도 생긴다는 사자성어 삼인성호(三人成虎). 아리스토텔레스도 설득의 요소로 3가지를 제시했듯이, 자고로 시리즈란 3편으로 묶여야 한다. 후배들에게 하려는 이야기를 1편2편에 이어 마지막으로 3번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적성을 찾는 과정, 두 번째는 직업을 찾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직장을 고르고 사회에 뛰어드는 준비 과정을 다룰 생각이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는 과정부터, 첫 연봉을 어떤 식으로 정하길 권하는지 나열하며 설명하겠다. 자신을 브랜딩하고 포트폴리오 콘셉트를 정하는 것은 교수님이 더 열심히 도와주실 것으로 예상하므로, 그것을 제외한 선배로서 할 수 있는 팁이다.



1. 포트폴리오에 무슨 작품을 넣어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다 넣어서 만든다.

어도비 인디자인(Adobe Indesign)


  시각디자인과 학생이라면 어도비(Adobe) 사에 여러 제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중 편집디자인에 사용되는 인디자인(InDesign). 간혹 가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더 편하다는 이유로 포트폴리오를 위 작업으로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첫 번째 이유, "포트폴리오에 뭘 넣어야 할지 모를 땐 다 넣어서 만든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작업물을 제작해보는 경험을 해보는 학과 특성상, 모든 게 뛰어나진 않더라도 작업물이 남는다. BX, UI/UX, 영상, 캐릭터 디자인, 편집디자인 등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몽땅 넣어 A4 사이즈(지원한 회사가 인쇄하여 볼 수 있도록 A4 사이즈로 제작한다)의 포트폴리오로 정리를 해본다.


2019년에 제작한 나의 첫 포트폴리오

  나는 첫 포트폴리오를 교수님께 컨펌을 받으며 브랜딩, 콘셉트 방향을 잡고 함께 25장가량 만들었다. 그럼 이걸 모든 회사에 전송하면 될까? 아니다. 회사마다(특히 대기업은) 파일 크기, 프로젝트 참여도, 페이지 수 등의 규정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디자인으로 작업한 포트폴리오 파일을 pdf로 내보낼 때, 지원할 회사에 맞춰 일부 페이지만 내보내서 제출한다. 이걸 쉽게 하기 위해 인디자인으로 작업하는 것이 좋다.

  나는 작업물을 3+1가지로 총 10페이지 정도로 함축해서 제출했다. BX회사에 지원한다면 브랜딩 작업물 3가지와 캘리그라피 작업물 1가지를 더하고, UI/UX회사라 UI/UX 디자인 작업물 3가지와 BX 작업물 1가지. 주 분야의 작업물과 끝에 다른 분야의 작업물을 함께 넣어 '나 이것도 할 수 있어요'를 어필한 것이다.



  인디자인으로 작업하는 두 번째 이유는, pdf에 영상을 첨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디자인으로 영상을 첨부한 경우. 클릭하면 영상이 재생된다(인쇄 시엔 당연히 재생 안된다).


  나는 UI/UX회사, 웹/앱 개발 회사에 주로 지원했기 때문에 인터렉션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구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pdf로 첨부했다. 물론 영상을 첨부하면 pdf 용량이 매우 커지므로 규제가 없는 회사에서나 제출이 가능했다. 꼭 이게 아니더라도 자신을 표현하는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기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하길 권한다.




2.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라.

  포트폴리오를 아무리 준비해도 자신의 작업물은 초라하게 느껴진다. 씨앗을 심고 수개월을 애쓰며 키워도 '에계, 아직도 새싹이야? 열매는 언제 자라?' 하듯 언제나 아쉽다. 자신의 작업이 아쉽다면, 주변에서 작업자를 모집하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볼 것을 권한다.

  나는 개발자로서 더 능력을 키우고 싶어서 MBTI 설문지 사이트를, 개발 말고도 디자인 작업물을 늘려보고 싶어서 포스터를 만드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SNS에 모집글을 올려 진행하였다.


MBTI 설문지 방식 <크리스마스에 뭐해?> 프로젝트(왼쪽), '달리기'를 주제로 각자 포스터를 만들어보는 '전나이김 프로젝트'


  자신의 작업능력을 더 어필할 수 있도록, 최신 트렌드의 작업물에도 도전하고 싶고 사람들과 시너지를 얻고 싶다면 사이드 프로젝트가 제격이다. 꼭 직접 모집하지 않더라도, 동아리에 가입한다거나(예를 들면, 넥스터즈, 디프만, SOPT 등)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가입(예를 들면, 사이드 프로젝트)한다거나 방법은 많다. 올해는 나 또한 작업이 바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시간만 생기면 바로 다시 모집하고 만들어볼 생각이다.




3. 자신이 원하는 최저 연봉을 선정하라.

  모든 사람이 대기업에 갈 수 없다. 대기업에 가는 사람은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졸업한 친구들이 한숨 같은 말로 "디자인계는 다 박봉이야. 돈 벌거면 디자인하면 안 됐어"같은 말을 듣게 되면 참 허탈하다. 게다가 몇몇 후배들이 면접 시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으로 '다들 이렇게 받으니까 뭐...' 하며 계약을 진행하는 걸 보는 것도 참 허탈하다. '사회에서 그렇게 정한 연봉이니까'같은 생각으로 나의 연봉을 정해선 안된다.


  불공정거래하지 마라. 절대로. 여러분들은 꼭 그 연봉에 동의할 이유가 없다.


  연봉은 나를 중심으로 '내가 그 돈 받고 서울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가는 후배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며, 월세는 아프고, 전세는 괴롭다. 지방에서 올라온 쥐처럼 주거에 대한 괴로움이 계속 마음을 갉아먹을 것이다.


  연봉 실수령액 표와 분야별 신입 연봉을 검색하여 내가 어느 정도의 월급을 받아야 월세 내고, 생활비로 쓰고, 보험도 가입하고, 재테크도 하면서 지낼 수 있을지 꼭 계산해보라.

  "이 정도는 받아야 내가 삶을 살 수 있겠다" 같은 정도를 찾고, 그걸 자신이 원하는 최저 연봉으로 설정한다. 그러지 않으면 삶에서 포기하는 게 많아진다.


  회사가 연봉은 적게 주지만, 자아실현을 정말 잘 도와주고, 비전이 있으며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을 많이 주고 경력을 쌓기에 정말 좋다면 말리진 않겠다. 하지만 그 정도로 좋은 회사면 보통 연봉도 잘 쳐준다.



  첫 연봉을 잘 정해야 연속해서 사다리를 오를 수 있다. 보통 연봉은 드라마틱하게 올릴 수 없다. 내 신입 연봉이 분야의 상위 50% 연봉이라면 아무리 올려도 1년 차도, 2년 차도 그 연차의 상위 50% 연봉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나의 연봉이 낮든, 높든 매년 20% 이상 인상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적어도 평균 연봉에서 조금 높은 연봉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능력을 더 키우고, 좋은 포트폴리오를 더 쌓거나, 스스로 더 성장해야 한다.





온점이 방점이 되기를

  마지막 세 번째 이야기까지 마무리하며 마침표를 찍으려고 한다. 겨우 내가, 감히 후배들에게 사회의 출사표를 위한 긴 이야기 읽어준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 나의 이 온점이 후배들에게는 삶의 방점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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