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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Feb 14. 2024

관심과 흥미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 

  나를 알아가는 첫 번째 힌트는 '관심과 흥미'다.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마음을 끌리게 하는 게 어떤 것인지 살펴본다면 나를 한결 더 이해할 수 있다. 흥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 것을 계속해서 해나간다면 우리의 에너지는 급속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꾸준히 하기 힘든 걸 진로로 삼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나도 짧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흥미와 관심 있는 요소를 각자의 길(진로)에 몇 스푼 넣을지는 정답이 없다. 한 스푼도 넣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덕업일치(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를 이룬 이들은 진로 그 자체가 흥미와 관심사다. 그래서 타인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느끼면 위태로울 수 있다. 덕업일치를 이룬 이들과 나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들여다봐야 한다. 나의 균형점은 체험과 경험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나라는 인간도 상황과 시기에 따라서 그 균형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1년에 연말정산을 하는 것처럼, 한두 달에 한 번 미용실을 가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나를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관심 있어하고 흥미 있어하는 것은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영화와 드라마 보는 것을 즐겨했다. 만화책과 무협지,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도 참 좋아했다.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여러 권 쌓아놓고, 아직도 읽을 수 있는 게 이만큼이나 남아있다는 걸 보고 행복해했다. 이야기 덕후였다. 초등학교 때는 반 아이들에게 돌아다니며 내가 직접 창작한 썰렁한 펭귄 시리즈를 선사했다. 지금 생각해도 썰렁한 시리즈인데, 그 이야기를 만들고 아이들이 썰렁해하는 걸 즐거워했다.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를 하는 걸 계속해서 좋아해 했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여름방학'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야 했었다. 그때 반 친구들과 해운대로 놀러 간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모두를 깔깔 웃기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그때부터 이야기꾼의 면모를 조금씩 키워왔었던 것 같다. 대학생 때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강연'과 '강의'에 몰입했다. 



  그리고 요즘은 특히나 웹툰을 매일매일 보고 있다. 네이버 웹툰만 해도 최근 본 웹툰에 300개가 쌓여있다.  또 자기답게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록'을 참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 콘텐츠는 영감을 준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의 일부가 되었다.  


  어느덧 이야기를 말로 전달하는 사람, 즉 강사가 나의 직업 중 하나가 되었다. 이야기를 보고, 읽고, 듣는 걸 좋아하고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했던 내가 말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현재 이야기를 말로 전달하는 강사, 이야기를 글로 전달하는 작가,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코치로서 일을 하고 있다. 


이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초점을 맞춰보자.

 당신은 무엇을 관심 있어하고 흥미 있어하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해 온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나의 휴식과 놀이에 남아있는 건 어떤 게 있는가?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나의 관심과 흥미를 발견시켜 주고, 떠올려줄 것이다. 지금 하지 않게 된 것이라도 좋다. 먼지가 쌓여있지만 나의 관심과 흥미를 깨워줄 그 무언가가 내 진로의 힌트가 되어줄 수 있다.


  지금 좋아하는 게 있지만 취미의 영역으로 머무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내게 활력을 주는 취미로 남겨도 괜찮다. 만약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 발 자전거를 한 번에 탔던 사람이 있을까? 걸음마를 몇 번 만에 성공한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없다. 


  지금 관심과 흥미가 있는 게 확실히 있는 사람이지만, 도저히 생계의 영역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람들은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을 계속해서 가꾸어주고, 돌봐주면서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각자의 전략 말이다. 그리고 취미의 영역으로만 머무는 것도 괜찮다. 생계의 영역을 다른 곳에서 해결하고, 흥미와 관심 분야는 내게 기쁨과 에너지를 준다면 뭐가 나쁜가. 시간이 쌓인다면 그 영역이 언제 생계의 영역으로 넘어갈지 모르는 세상이 요즘 세상이다. 덕업일치는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 우리 옆 사람의 이야기가 조금씩 되고 있다. 자기만의 서사를 쌓아간다면, 그것들을 차곡차곡 기록해 나간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흥미와 관심 있는 걸 꾸준히 하되, 그 과정을 나만의 기록으로 계속해서 쌓아간다면 어느샌가 취미의 영역에서 조금씩 일의 영역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나가는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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