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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소 May 05. 2024

아무 생각 없이 잠들고 싶어

24년 5월


잠이 들고 말았어요 음음

아무 생각 없이 잠들고 싶어

아재라는 호칭이 추호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 회사, 가족, 그리고 나의 미래. 이 중 우선순위는 가족이 바라는데 바람과 달리 회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덩달아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지친다는 것에는 여러 사례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 노력이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음을 느낄 때. 이들이 한 켭 두 켭 쌓이게 되면 서서히 지쳐다는 생각게 됩니다.

집에서는 한 가정을 이끌고, 아기의 아빠이자, 경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회사를 놓을 수가 없는, 아니 정확히는 월급을 놓칠 수 없는 딜레마. 해법은 미래에 있지 않나 싶은데 현실만 보고 있는 것 고. 마음의 실타래가 심하게 얽혀있기만 한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잠들고 싶은 날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때때로 무지개를 목격하기도 한다

흙빛 미래도 그려보자

흔히들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하라고 하면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곤 합니다. 절망보다는 희망이 나으니깐, 좌절보다는 기대가 나으니깐 말이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10년 후의 저는 더 이상 직장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혹은 당신과 함께) 덜터덜 길를 배회하는 한 마리의 아재로 전락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냉정한 사실. 절망적이고 슬픈 일입니다. 살아가때로는 흙빛 미래도 그려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비를 위해서는 미리미리라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단숨에 준비하는 건 벅찰 수 있으니 말이죠. 미리미리 준비합시다. 허둥지둥 보다는 나을 테니깐요.


밤 풍경은 낮과 다르다

야간행 유모차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동네의 밤거리를 잘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아기를 씻고 정리를 하고 나면 재우기에 급급하니. 재우고 나면 내가 잠들기에 급급하니 말이죠. 급하디 급한 저녁 시간의 밤 산책이란, 만 2세 남아를 키우는 자에게는 꽤나 사치스러운 일입니다.

낮잠을 길게 자 준 덕분에(?) 야간행 유모차를 끌게 되었습니다. 유모차를 타거나 자동차를 타면 금방 골아떯어지는 아기의 습성 때문이었는데요. 웬걸. 1시간 여의 밤 산책이었지만 아기는 잠들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습니다. 취침 시간만 더 늦춰진 야간행 유모차. 작전은 처참 실패였습니다.

그래도 하나의 수확은 있었습니다. 밤거리 산책은 실은 마음의 안정제였다는 사실. 고요한 밤공기에는 답답함을 차분하게 해주는 진정 성분이 있었니다. 겨우 잠을 청한 아기의 통통한 볼을 보며, 종종 야간행 유모차를 끌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윙크하기 좋은 날씨

눈꺼풀

왼쪽 눈에 쌍꺼풀이 있습니다. 피곤에 허덕이던 학창 시절, 자고 일어나니 왼쪽 눈에 쌍꺼풀이 생겼고 한동안 시간이 지나 고착화되더니 어느 순간 안정화가 되어 지금의 짝눈이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월요일마다 띄엄띄엄 오른쪽 쌍꺼풀이 생깁니다. 학창 시절 피곤함에 견줄 만한 피로감으로 가득 찬 탓일까요. 눈두덩이에 무언가가 얹혀 있는 불편한 느낌입니다. 육아의 피로인지 출근에 대한 반항인지 모를 어색함. 출근길 하늘을 보며 오른쪽 눈으로 윙크를 날려봅니다. 작은 무게를 조금이라도 털어내 보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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