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능력 키우기
사건의 발생의 주말 낮이었다. 왜인지 모르겠는 와이프의 불편한 기색에 혼탁한 공기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잠깐 앉아보라는 불호령에 의자에 앉았더니 폭격을 받았다. 폭격의 근거 빈약성을 빌미로 반격을 시작했더니 굉음과 함께 융단폭격으로 대응하는 배우자. 덕분에 아침부터 느꼈던 두통이 심해졌고 라면으로 채운 배 속은 배배 꼬여 체기로 진화했다.
평소 자지도 않는 낮잠을 자던 아이가 일어났던 건 그때였다. 서로의 목소리 볼륨이 커져서였는지 진작부터 일어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방에서 뭐 해? 라며 눈을 비비며 나왔고 감정 섞인 말이 그만되기를 바랐건만 배우자의 논스톱 공격에 질세라 몇 차례 반격을 하다 할머니댁을 가자는 구실로 그만두었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날 선 모습을 직관했다. 1관 1열에서 응시하는 아이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굴하지 않고 열띤 열연을 보여줬던 나. 육아를 하면서 지키려고 했던 것 중 하나가 아이가 보는 앞에서 다투지 말자였는데 다짐이 바사삭 깨지는 순간이었다.
와이프와의 열띤 논쟁의 끝의 답은 결국 이거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그것까진 내가 미처 생각하진 못했다. 마음이 상했었구나. 내가 미안해."
공감 부족. 나의 고질적인 문제다. 꼴에 알량한 자존심이 있다고 주절주절 공허한 메아리 퍼포먼스를 보였던 나. 참 못났다. 와이프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도. 아이에게 못난 모습을 보인 것도. 나도 감정이 있단다라고 하기에는 절제하지 못한 날 것의 표현들은 멋이 없었다. 여러모로 옥에 티였다.
다음 주말에는 꼭 나들이를 가야겠다. 탁 트인 공기를 마시면 기분이 전환되니깐. 부디 미세먼지가 자욱하지 않기를. 못남을 보여준 남편으로서 삼행시로 사과문을 작성한다.
나. 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들. 개 같은 성남은 참 못난 모습이었소
이. 못난 나와 함께해 주는 당신에게 미안하오. 사과하오. 반성하오.
PS.Ilov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