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sko Popa (조영필 역)
스테차크*
길 없는 곳에서
들어 올린 손
손바닥으로 불타올랐네
손가락으로 번쩍거렸네
오래전에 그것은 풀어주었네
외래 종마(種馬)의
꼬리에 묶여있던
늙은 본래의 태양을
오늘 그것은 밝히네
돌로 된 내 이마에
질문들로 속을 파낸
수수께끼의 동굴을
들어 올린 손
말없이 나를 만났네
길 없는 곳에서
그리고 내게 길을 보여주었네
Note:
*The stecci are tombstones found in central Yugoslavia, especially in Bosnia and Hercegovina. Some of them are finely carved with strange motifs, one being a man with an enormous upraised hand and a stylized sun instead of a head. Although they are usually assumed to have been carved by the adherents of the Bogomil heresy, their exact origins - and the meaning of many of the carvings - remain a mystery. (시집 주, 421쪽)
원제목은 라딤랴(Radimlja)이었는데(1969년 판), 스테차크(STEĆAK)로 개명되어 수록되어 있다(2011년 판).
스테차크(보스니아어: Stećak, 복수형:Stećci)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전역에 흩어져 있는 중세양식의 독특한 돌무덤이다. 보스니아 이외에 보스니아와 가까운 접경지대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일부에도 있다. 보스니아 영토 내에는 6만, 그 밖의 지역에 약 만 곳의 돌무덤이 있다. 스테차크 양식의 돌무덤은 11세기 보스니아에서 발생하여 14, 15세기에 절정을 이루었으나, 그 이후 이 지역이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 들어가면서 없어졌다. 2009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무덤 재료인 돌의 겉면에 여러 가지 영감적 장식을 꾸민 것이 특징으로, 다른 남슬라브족 국가와 구별되는 보스니아 지역의 독자적 문화라 할 수 있다. (출처: 위키백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니아에는 많은 수의 무덤(보통 보고밀파*인 것으로 여겨진다)들이 있는데, 기하학적이고 구상적인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라딤랴(Radimlja)에 있는 것은 한 남자의 조상(彫像)을 보여주는 데 활짝 펴서 늘려진 손가락에 비율이 맞지 않을 정도로 큰 손을 들고 있다. 이는 태양의 상징으로 해석되어 왔다.
보고밀파(派)(중세의 이원론적 그리스도교의 일파)는 세상은 육신과 영혼의 대립 및 빛과 어둠의 대립으로 이뤄졌다는 영지주의를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하느님의 두 아들인 미카엘과 사타나엘 중에서 미카엘이 나중에 예수가 되었고 물질세계는 사타나엘이 만들었다고 여겼으며, 신이 만든 영적 세계는 선하지만 사타나엘이 만든 육적 세계는 악하므로 금욕을 통해 영적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영지주의는 마니교에 영향을 끼쳤고, 마니교는 다시 바오로파에 영향을 주었으며, 바오로파에서 보고밀파가 생겨났다. 영지주의는 초기 기독교에서 일찍이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극단적인 선악이원론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단죄된 교리였기에 보고밀파도 이단으로 지목받았다.
유력한 대영주였던 슈테판 코사차 대공은 아예 자신의 영지인 보스니아 왕국 남부의 훔 지역을 중심으로 스스로 성 사바 공국의 공작, 즉 헤르체그(Herceg) 임을 선언하고 아예 오스만 제국의 봉신국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바 공국은 이후 오스만에 합병되어 헤르체고비나 주(Sanjak, 산자크)로 재편되며 오늘날 헤르체고비나라는 지명의 직접적인 기원이 된다. 보고밀파는 보스니아 지역에서 명맥을 잇다가 15세기에 오스만 제국의 보스니아 왕국 정복으로 보스니아 교회가 붕괴하고 17세기 보스니아, 불가리아 등지의 보고밀파 신도들이 대거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완전히 소멸하였다. (출처: 나무위키)
이 시 [라담랴]가 새로운 편집에서 없어진 줄 알았는데, 책의 뒤에서 [스테차크]로 다시 발견하니 기쁘기 한량없다. (2013.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