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파욜 #경영관리의14법칙 #권한과책임
“각 브랜드에서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 권한을 주되 대신 책임도 명확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주 단위로 각 팀장들을 만나는 자리가 권한과 책임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될 거예요.”
팀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제인이 말했다.
“권한을 많이 준다고 하는데 어디까지인지 좀 불확실하잖아요. 인사권이나 비용이나 외부 제휴 등에 대해 얼마나 권한을 줄 수 있는지 정리가 안 되어 있으니까요.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 눈 밖에 날 수도 있고….”
팀장이 자리에 돌아오자 나와 제인은 다시 머리를 숙이고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았다. 팀장은 일주일간 자리를 비운다고, 주간 브랜드 팀별 미팅은 나에게 챙기라고 지시했다.
다른 브랜드 팀들의 주간 미팅 때에는 별 이슈가 없었으나 피자 브랜드 미팅 때 중요한 논의사항이 있었다.
“대표님, 우선 이렇게 권한과 책임이 명확해진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땅히 잘못 관리하는 것이 있다면 평가를 받겠습니다.”
“네, 팀장님.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네, 지점마다 품질이 다르다는 지적에 따라 중앙에서 맛을 잡을 수 있도록 메뉴 개발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아직 충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채용 건은 내가 몇 주 전 인사팀에 이야기해 뒀는데요…. 아직 안 되었나 봐요?”
주간 브랜드 팀별 회의 후 대표는 인사팀장을 불렀다.
“…그러니까 회사가 현재 인건비 과잉이라는 거잖아요.”
“네, 이미 재무팀과도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현재로선 빨라도 하반기는 되어야 인력 충원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고민이네요.”
한 주가 지나고 전략기획팀장이 복귀했다.
“피터 씨, 별 일 없었지?”
“피자 브랜드에서 메뉴 개발에 필요한 인원에 대한 요청이 있었는데, 인건비 과잉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원하는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가 어렵다는….”
팀장은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네, 그럴 거예요. 다른 데서 돈이 남아도 거기에 쓸 수는 없는 구조니까….”
그러고는 말을 이어갔다.
“경영 관리라는 게 ‘관리’잖아요. 그냥 돌아가게만 만들어주면 돼요. 책임지지 못할 일을 우리가 먼저 하지는 말자고요. 괜히 무리해서 뭘 투입하고 지원했다가 나중에 책임을 묻게 되면 우리가 곤란해진단 말이죠.”
회사에서 처음 이야기 한 권한이란 건 무엇이었을까? 책임은 무엇에 기준한 책임이었을까?
[피터의 생각 : 권한과 책임 vs. 책임 없고 투자 없고]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행으로는 잘 옮기지 않는 게 조직 구조의 권한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익을 좇는 조직에서 이런 변화는 서로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은 부서 간 이해관계 속에서 더디게 굴러간다.
회의는 권한의 분립에서 나타난다. 한 명이 다 못하니 그 일을 온전히 할 수 있도록 관련 권한이 있는 사람이 모두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회의가 많다는 것은 권한이 세부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관점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른 부서들이 서로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런 경우 본부의 의지와 권한에 의해서만 변화시킬 수 있다. 인사권과예산을 쥐고 있는 결정권자가 움직여야 한다.
19세기 프랑스의 경영 사상가인 앙리 파욜은 권한과 책임은 반드시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등 조직관리의 법칙을 14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최고경영자까지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조직관리 법칙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경영의 기본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