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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ep 18. 2023

나는 무엇을 잘할까

#6. 커리어 속 나의 핵심 역량 알기

주변 사람들의 커리어에 결정적 순간들을 리뷰하면서 어떤 결정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물론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여기서 말하는 평가는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제게 메일 등으로 커리어에 대해 질문해 주시는 것에 대한 작은 대답이 되었으면 하는 차원에서 이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커리어 성공의 평가는 철저히 자기만족입니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발견한 만족과 불만족을 공유드리며 여러분의 커리어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앞으로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6. 커리어 속 나의 핵심 역량 알기



연봉 추이 (추정)

- 3년 차 4,000만 원

- 9년 차 6,000만 원

- 12년 차 6,500만 원

- 13년 차 8,200만 원



포인트

직무 뒤에 있는 내가 잘하는 역량으로 커리어의 방향성 잡기




전직이나 이직을 하면서, 혹은 회사 내부에서 이동을 하면서 중요한 것은 내가 잘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꼼꼼한 성격,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 현상에서 원인을 찾아내는 성격,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연결하는 성격 등등이 잘할 수 있는 카테고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잘하고 만난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미리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아이템을 갖다 놓아도 잘 팔 수 있는 영업을 잘하는 사람이겠죠.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업을 잘하는 분이었습니다. 그걸 본인도 알고 그것에 맞게 아이템을 바꿔 나간 케이스입니다.



많은 직무가 그렇겠지만 영업은 더더욱 무엇을 파느냐에 따라 시장 가치가 달라집니다. 이 분은 커리어의 시작을 소비재를 유통하는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매출이 인격으로 여겨지는 영업 직무에서 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여기저기 만나고 문제를 푸는 일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한 분이었죠. 다만 철저한 부분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매출을 만들어내는 타입이었고 스스로도 잘하는 일이 복잡한 전략이나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게 아닌 영업임을 알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덜 겪으면서 주니어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영업보다는 다른 직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해졌고 이 분이 열심히 일한 가치를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연봉 인상이 초반에 비해 더뎌지기 시작했고 회사의 매출 역시 정체 상태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돈이 필요했고 많은 일을 하는 것에 비해 여기서 승진이나 커리어 발전은 물론 경제적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변화를 생각했습니다.



마침 회사 내부에서 IT 영업과 관련된 포지션이 확장되는 중이었고 평소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던 성격에 건너 건너서 아는 사람으로부터 이 포지션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이 분도 자신이 그동안 한 일과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어필했습니다. 한 번도 다뤄보지 않은 아이템이었지만 기본적으로 영업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회사 내부에서 인기가 별로 없었던 IT 영업 조직에 합류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이 분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요. 이 분은 이 포지션을 생각하면서 한 때는 계속 다닐 것처럼 생각했던 회사를 언제 가는 옮길 마음으로 회사 내부 이동을 결심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회사의 분위기와 문화는 학벌이 좋지 않은 자신을 성과에 비해 대우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고 그러기에 다른 회사에 가서 더 미래에 전망 있고 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아이템으로 변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비록 업계에서 알아주지 않는 회사 내부의 IT 영업 포지션이지만 어차피 IT 영업으로 본인을 받아줄 회사도 여기보다 변변치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여기서 경력을 쌓고 외부로 가는 몇 년간의 그림을 그려본 것이죠.



IT 영업 포지션으로 회사 내부 이동을 하자마자 이 분은 적극적으로 외부 사례를 참고해서 업체를 만나고 업체 상황에 맞는 IT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기존에 의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IT 영업 조직에서 특이한 기대주가 되었습니다. 물론 매출 목표를 지나치게 잡아두고 이 분을 혹사시키는 것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덕분이라도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짧은 시간에 알게 되었고 조직 내부에서도 발언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성과를 인정받아 IT 영업 조직의 한 팀의 팀장이 되었고 더 무거운 목표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영업할 IT 솔루션은 업계의 다른 서비스에 비해서 수준이 높지 않았고 이 분을 도울 다른 직원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람을 갈아서 뭔가를 만들어 오라는 그런 것이었죠. 얼마 간 더 많은 계약을 만들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직하는 회사는 이미 일하면서 만난 적이 많고 밀접한 관계의 회사였으며 여기 계신 분들은 대부분 이 분의 실력을 알고 있었죠. 먼저 그 회사에서 이직 제안을 했고 생각보다 괜찮은 연봉 제안에 커리어 13년 차에 처음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회사 집단을 완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오래 다닌 회사를 떠나는 것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이 분 역시 이직할 회사를 오랫동안 봐 왔기에 고민 끝에 이직을 결심할 수 있었죠.



이 분과 함께 일했던 적지 않은 분들은 영업으로 시작해서 기획으로 옮기려고 해서 기획을 하게 된 분도 있고 다른 여러 직업으로 옮긴 분들이 많았습니다. 영업은 많이 만나야 하고 실적에 직접적인 압박이 있기에 다른 멋있어 보이는 직무로 이직을 하거나 전배를 선택한 것이죠. 하지만 이 중 많은 분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과 옮긴 포지션이 맞지 않아 인정받지 못하거나 할 수 없이 더 좋지 않은 조건으로 급히 이직하게 되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게 되는 것들이죠.



이 분이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결국 언젠가 원했던 더 높은 연봉 수준의 새로운 아이템을 영업하는 것으로 이직이 가능했던 이유는 스스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잊지 않았다는 것일 겁니다. 아직 연차가 얼마 안 되어 상대적으로 이직이 쉬울 때는 좋아 보이는 직무와 회사로 이직하게 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그 일이 내게 맞는지를 몰라 다소 낮아진 서류와 면접의 허들이 생길 때 이직해서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나는 무엇을 잘할까요?



잘한다는 것은 시장의 수요에 맞게 한다는 것입니다. 내게 업무를 준 사람, 내가 상대하는 사람이 만족하거나 계약을 맺거나 하는 것이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이죠. 일이 너무 힘들거나 너무 견딜 수 없다면 수요를 만족시키는 나의 핵심 역량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다른 포지션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순히 연봉이나 회사 이름이 아닌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에서 잘하는 것을 성과라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다른 자리를 찾아보는 것이죠.



내가 잘하는 것은 사례에서 나옵니다. 검사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죠. 과거 활동이 주로 나의 관심사였고 지향점이었습니다. 거기서 좋았던 요소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자기소개서를 정리하면서 과거의 나를 조각모음하는 것처럼 나의 사례 조각에서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수시로 정리하면서 다음 스텝을 생각해 본다면 커리어라는 여행은 조금 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음 연재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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