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의식을 무의식화하는 세 가지, 고강도. 몰입. 확언

-무의식의 패턴을 바꾸기 위한 노력

by 오렌


지난 8화에서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세 가지 키워드로 꿈. 신화. 예술을 이야기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힘을 강력한 감정으로 바꾸어 실행력으로 옮길 수 있기 위해서 시각화된 이미지가 필요하고, 그것을 공급받고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자료로 꿈의 이미지, 신화의 스토리텔링, 예술의 표현력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의식을 무의식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일상용어로 말하자면 '좋은 꿈을 꾸는 방법이 있을까?', '잠재력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의 질문으로 시작해 본다.


먼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예로 들어보자.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한 대중강연이지만 혹시 모르는 분을 위해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간단히 설명하면, 질문자가 손을 들고 자신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하면 스님께서 그 자리에서 곧바로, 질문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적절한 수준과 내용으로 말씀해 주셔서 깨달음을 얻도록 도움을 주는 대중법문이다. 필자도 한동안 즉문즉설의 모든 동영상을 다 보고들을 만큼 심취해서 인생의 답을 구하고 마음의 평정을 얻는데 큰 도움을 받은 바 있다.


어떤 사람이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과 주변을 힘들게 한다. 맨 정신으로 돌아왔을 때는 다시는 안 한다고 하면서도 끊을 수 없이 반복되는 중독으로 인생이 괴롭다. 이럴 때 스님은 이런 식으로 솔루션을 주신다. 병원에는 가봤느냐는 질문을 하면서 전문적인 치료를 먼저 권하신다. 모든 것을 다 해봤는데도 안된다고 하는 사람에게 극단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전기충격기로 자신의 몸을 지지라는 것이다. 으악!!! 스님, 장난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닌가요? 처음에는 청중들이 웃는다. 질문자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난감한 표정이다. 스님의 솔루션이 장난인 줄 아는 거다. 그러다 스님의 설명이 이어지면 모두들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한다.


고질적인 나쁜 습관을 카르마, 즉 업보라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 개념을 제쳐두고서라도 이 생에서 잘하고 싶은데 죽어도 안 되는 것이다.

중생이 법을 듣고 닦을 수 있는 능력,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근기'라고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인 '그릿'에 대해서 읽다가 근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릿(GRIT)이란, 목표한 바를 열망하고 해내는 열정과 난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끈기를 뜻한다. 의지의 다른 표현인 것도 같다. 그릿이 강한 사람, 상근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실패를 해도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도하고 시도해서 끝내 해낸다. 그릿이 보통인 사람, 중근기는 열심히 하지만 반복적으로 해보다가 정 안되면 카르마를 수용하고 산다. 그릿이 약한 사람, 하근기는 노력할 힘이 없다.


다시 전기충격기로 돌아가보자. 스님은 농담인 줄 알고 웃고 있는 청중들의 표정을 얼어붙게 만드는 다음 말씀을 이어가신다.

"철물점에 가면 전기충격기를 팔아요. 얼마 하지도 않아. 그거 하나 사가지고 자기 허벅지를 지져. 그러면 잠깐 정신을 잃지만 죽지는 않아. 다시 깨어나서 보면 습관이 고쳐져. 해볼 거야?"

고질적인 나쁜 습관은 보이지 않는 몸에 껌딱지처럼 딱 달라붙어서 웬만큼 떼 내려고 해도 자력으로 떼어내지지 않기 때문에 강도 높은 충격을 신체에 가해서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현대에서는 말도 안 되는 반인륜적인 행태로 지탄받고 처벌의 대상이 되지만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사이비 종교 집단의 병을 고치기 위한 물리적 구타도 비슷한 원리이지 않을까 한다. 자기 의지가 아닌, 타자로부터 가해지는 것은 폭력이고 고문이지만, 죽기보다 싫은 카르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스스로의 의지로 하는 일은 가치가 있다고 들린다. 전기충격기로 자신의 신체를 지질 정도의 결기가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냐는 뜻으로도 들린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한 고강도의 의식적인 노력은 우주의 조화를 담당한 천지신명도 감명을 받아 정신의 밑바닥 깊숙이 작용해서 고착된 무의식의 패턴을 바꾼다.

윤회 개념을 제외하고서라도 카르마가 과거에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들을 원인으로 현재에서 문제시되는 나쁜 습관을 말한다면, 그것을 고쳐서 좋은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카르마의 반대 개념인 다르마의 목표가 있을 때 가능해진다. 나쁜 것을 나쁜 줄 모르면 고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나쁜 것이 나쁜 줄 알려면 좋은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르마가 그것이다. 불교적으로는 불법을 뜻하지만 일상적으로 최고의 진리, 법칙, 도리, 존재, 실체를 말한다. 그 기준과 목표, 가치를 위해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나쁜 습관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밝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두운 무의식을 휘저을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으로 고강도, 몰입, 확언을 제안한다. 자신의 의지로 정한 목표를 향해 의식적인 고강도의 몰입을 하는 것이다.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와 목표를 말로 표현하고 글로 쓰는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반복적으로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내 존재의 연약함을 수용한다.'

'침묵이 길어지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내 존재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모든 것을 주신다.'


copyright.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