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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Jan 31. 2024

해와 바람

-오랜일기 | 20240131


어느 날, 바람이 해를 찾아왔어요.

바람은 자기가 힘이 제일 세다며 으스댔어요.

"무슨 소리!"

해도 지지 않았어요.

"그럼, 우리 둘 중 누가 더 힘이 센지 내기할까?"

"힘겨루기 내기 말이지? 좋아!"

해도 동의했어요.


그때 마침 나그네 한 명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길을 가고 있는 저 나그네의 외투를 먼저 벗기는 쪽이 힘이 센 걸로 하자."

바람이 말했어요. 해도 좋다고 했어요.

"그럼, 먼저 한다."

바람이 큰소리치며 나섰어요.

"훼에에엥~ 훼에에엥~"

"아니, 갑자기 웬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부는 거지?"

나그네는 외투를 꼭 잡았어요.

바람은 더욱 있는 힘껏 세차게 불어댔어요.

그럴수록 나그네는 어깨를 움츠리고 외투를 더 꼭 여몄어요.

바람은 그만 지치고 말았어요.


"이젠 내가 해볼까?"

해가 방긋 웃으며 나섰어요.

"촤라라라~ 촤라라라~"

해는 나그네를 향해 따스한 햇살을 내리쬐었어요.

"사나운 바람이 잦아들고 따뜻한 햇볕이 드는군."

나그네는 어깨를 펴고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해는 더욱 따뜻한 햇살을 내리쬐었어요.

"이제 좀 덥군. 외투를 벗어야겠어."

나그네는 외투를 벗어서 팔에 걸치고 길을 걸었어요.

"어때? 내가 이겼지?"



오늘은 해가 이긴 날이었다. 

사람들은 옷을 가볍게 입고서는 "이제 겨울은 끝났다!"고 좋아하더니, 

한낮에는 "왜 이렇게 벌써 덥고 야단이냐!"며 

"김장 김치가 빨리 쉰다", "벌써 모기가 있다"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내일은 비가 예보되어 있다.

우산 장수에게는 좋은 날일 것이고,

놀이공원 데이트를 잡은 연인에게는 나쁜 날이 될 것이다.


'나쁜 날씨란 없다.

나쁜 옷차림이 있을 뿐이다.'

영하 50도의 날씨에 스키를 탈 수 있어서 좋아라 한다는 북유럽 사람들의 속담이다. 


바꿀 수 없는 상황을 대하는 자세가 좋은 사람이 되자!

좋고 나쁨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자!

언제나 이기는 우리가 되자!


연재 중인 브런치북입니다.


일요일과 목요일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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