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힘든 시기는 가치를 지닌다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이러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
이것은 성장의 이야기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나아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알록달록한 이 페이지를 만들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란 게 세상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채로 존재했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젤리빈으로 만든 간단한 스톱모션을 보고 너무 해보고 싶은 마음에 당장 마트에 달려가서 젤리빈 한 통을 샀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젤리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한 알씩 추가해서 촬영을 했고, 촬영한 이미지들을 스톱모션 만드는 앱으로 플레이시키자 움직이는 영상이 만들어졌다. 어린아이가 만들어도 이 만큼은 만들겠다 싶을 만큼 못 만들었지만, 해보고 싶은 것을 해봤고, 생각이 눈앞에서 실현된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켜 줄 스마트폰 거치대, 그림자가 지지 않도록 설치할 조명, 조금 더 생각하는 장면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작은 시도와 노력들을 추가해 나가면서 나날이 조금씩 나아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젤리샵 스톱모션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젤리샵 스톱모션을 만들기 위해 젤리샵에 가서 젤리를 고르는 것도 즐거웠다. (이것도 지금 보면 너무 못 만들었지만 그때는 재미있었고 다 만들어놓고 만족스러웠다.) 어찌어찌해서 젤리빈 한 알이 젤리샵이 된 것이다. 이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도 젤리빈처럼 단지 하나의 세포였던 것을 떠올려보라. 그 작았던 인간이 젤리빈 한 움큼을 집어서 입 속에 넣고 와작와작 씹어먹을 만큼 성장한 것이 놀랍지 않은가? 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두려울 때마다 나의 최초의 스톱모션 젤리빈을 떠올린다. 뭐 이렇게 못 만들었나 싶은 뚝딱거리는 움직임을 보면서, 반복해서 연습하면 반드시 나아진다는 진리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