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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24. 2024

젤리빈과 젤리샵


과학적으로 힘든 시기는 가치를 지닌다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이러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

이것은 성장의 이야기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나아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알록달록한 이 페이지를 만들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란 게 세상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채로 존재했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젤리빈으로 만든 간단한 스톱모션을 보고 너무 해보고 싶은 마음에 당장 마트에 달려가서 젤리빈 한 통을 샀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젤리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알씩 추가해서 촬영을 했고, 촬영한 이미지들을 스톱모션 만드는 앱으로 플레이시키자 움직이는 영상이 만들어졌다. 어린아이가 만들어도 만큼은 만들겠다 싶을 만큼 만들었지만, 해보고 싶은 것을 해봤고, 생각이 눈앞에서 실현된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켜 줄 스마트거치대, 그림자가 지지 않도록 설치할 조명, 조금 생각하는 장면에 가깝게 표현할 있는 작은 시도와 노력들을 추가해 나가면서 나날이 조금씩 나아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젤리샵 스톱모션도 있게 되었다. 젤리샵 스톱모션을 만들기 위해 젤리샵에 가서 젤리를 고르는 것도 즐거웠다. (이것도 지금 보면 너무 못 만들었지만 그때는 재미있었고 다 만들어놓고 만족스러웠다.) 어찌어찌해서 젤리빈 알이 젤리샵이 것이다. 보다 놀라운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도 젤리빈처럼 단지 하나의 세포였던 것을 떠올려보라. 그 작았던 인간이 젤리빈 한 움큼을 집어서 입 속에 넣고 와작와작 씹어먹을 만큼 성장한 것이 놀랍지 않은가? 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두려울 때마다 나의 최초의 스톱모션 젤리빈을 떠올린다. 뭐 이렇게 못 만들었나 싶은 뚝딱거리는 움직임을 보면서, 반복해서 연습하면 반드시 나아진다는 진리를 생각한다. 


You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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